나의 맥킨지 이야기 (7): 의사가 레저회사에는 왜?

프로젝트 준비 자료에는 생각보다 많은 자료가 있었습니다.

컨설팅 프로젝트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 경쟁 PT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비해서 고객사 외부적인 자료를 모으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리고 고객사에서도 뜬구름잡는 소리를 듣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서

제한적으로 회사 내부 자료를 공개합니다.

제가 접했던 자료들은 고객사 입장객 수나 자세한 재무제표는 물론,

경쟁사 입장객 수 데이터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기존에 다른 컨설팅 회사를 써서 했던 컨설팅 프로젝트 자료도 있었는데

맥킨지 출신으로 로컬 컨설팅 회사를 설립한 분의 회사여서 그런지 결과물 수준이 상당했습니다.

솔직히, 이정도 컨설팅 프로젝트 결과물이 나왔는데

과연 우리가 무엇을 더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당시에 고객사에서 보내준 자료 중에는

프로젝트를 따기 위한 경쟁에 참여한 컨설팅 회사들이 제시한 조건을 정리한 표가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자료는 컨설팅 회사에 넘기지 않는데 실수로 넘어온 것 같았습니다.

맥킨지, BCG, 베인이 모두 참여했고 이외에 소위 2nd tier 회사들도 다수 참여했습니다.

회사들이 제시한 가격과 팀의 규모 같은 것이 적혀있었는데

맥킨지의 가격이 BCG나 베인보다 거의 2배 이상 비싸 놀랐습니다.

고객사가 맥킨지의 가치를 이정도로 평가해주는구나 싶기도 하고

이정도 돈값을 하려면 정말 열심히 일해야겠구나 하는 부담도 느껴졌습니다.

 

프로젝트 팀장 및 한국인 Associate 및  BA 팀원과 함께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위한 사전 미팅을 했습니다.

(이전 글에서 한국인 BA 한명이라고 했는데 착각이었습니다.

한국인 EM 한명, 한국인 고년차 Asso 한명, 한국인 고년차 BA 한명, 외국인 BA 두명, 그리고 제가 참여했습니다.)

프랑스와 홍콩에서 오는 친구들은 프로젝트 시작에 맞추어서 한국으로 들어올 예정이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맥킨지 프로젝트에는 EM + 3라고 해서 팀장과 팀원 3명이 참여합니다.

EM+3로 해서 3개월정도 하는 프로젝트가 가장 전형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EM+4인 셈이니 상당히 큰 팀입니다.

저까지 포함하면 EM+5인데 EM+4인 이유는 신입 사원은 1개월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공짜 인력이기 때문입니다.

고객사 입장에서 팀원 네명 보내준다고 하고서 거기에 신입 사원을 포함한다고 하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신입 컨설턴트가 경험을 쌓을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에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기간을 설정합니다.

이외에 MBA들이 써머 인턴을 할 때에도 비용을 청구하지 않습니다.

 

당시 고객사의 주된 문제는 수익성 악화 였습니다.

몇년전까지 입장객 수 국내 1위였고 많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수익도 나고 있었는데

최근 1~2년 사이에 입장객 수는 2위로 내려앉았고, 적자를 보고 있었습니다.

 

고객사가 생각하는 주된 이슈는

1. 수익성 향상

2.  인근 지역의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창출

이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향후 5년의 전략을 짜는 것이 전체 프로젝트 scope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독특했던 것은 고객사 단독으로 프로젝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고

계열사들이 갹출하는 구조였다는 것입니다.

제 기억으로 고객사는 컨설팅 비용의 2/3 정도를 부담하고 나머지 계열사들이 1/3을 부담하였습니다.

원래 취지는 고객사가 적자를 보고 있으니 돈을 버는 계열사들이 돈을 좀 부담해주라는 것이었겠지만

계열사들에게도 자잘한 일을 해줘야해서

컨설팅팀 입장에서는 그리 즐겁지 않은 구조의 프로젝트였습니다.

 

외국인 컨설턴트들이 입국하고 나서 수일간 막바지 준비 작업을 했습니다.

이렇게 팀이 꾸려지고 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팀원간 소개를 비롯해서 프로젝트 팀원 간의 ground rule을 정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BCR 기간에 배웠던 MBTI에 기반해서 본인의 MBTI 타입을 소개하면서

선호하는 일하는 방식을 서로 공유합니다.

주말에 일을해야하는 경우가 생기면 토요일을 선호하는지, 아니면 일요일을 선호하는지 부터 시작해서

프로젝트 기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적인 일들(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라던지, 부모님이 암 수술을 받는다던지)

또, 평일이라도 일정 시간 (예를들어 저녁 9시) 이후에 일을 해야하는 경우(컨설턴트들은 거의 항상 9시 이후까지 일하지요..)

고객사 사무실에서 일하기 보다는 맥킨지 사무소로 가서 일하는 것이 능률적이라 선호한다던지하는

시시콜콜한 것들을 공유합니다.

물론 공유한다고 해서 항상 그런 사항들을 배려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가족과 관련된 문제들은 배려하려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당시 팀원들과 일하기 시작하면서 맥킨지 서울사무소의 호칭에 익숙해져야 했습니다.

맥킨지는 non-hierarchical한 조직이라고 내세웁니다.

서울사무소에서는 호칭과 관련하여 기본적으로 ~씨라고 부르게 되어 있습니다.

즉 보통의 한국 회사 같으면 xxx 파트너님이라고 부를 것인데

서울사무소에서는 xxx씨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유일한 예외는 PhD들인데 PhD들에 대해서는 xxx박사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다 보니 PhD출신 Associate가 있을 경우 그 asso는 파트너에게 xxx씨라고 부르고

그 파트너는 하급자인 assocaite에게 xxx박사님이라고 부르는 모습이 보입니다.

 

저는 MD(Medical Doctor)인데 PhD 학위는 없는 경우라 다른 분들이 어떻게 불러야 할 지

난감해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결국에는 김치원 박사님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이는 저보다 먼저 맥킨지에 다니고 계셨던 의사 출신 선생님이

PhD 없이도 박사님이라고 불렸던 것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퇴사하면서 인사말 할 때,

여기서 아직 모르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사실 저는 박사 학위 없이 박사님이라고 불린 사람입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프로젝트 전체를 하부 일 단위로 쪼개고

각자가 어떤 일을 맡을 지를 결정합니다.

총 12주 계획으로 5월 첫주에 시작해서 7월말에 끝날 예정이었고

첫 6~7주 사이에 개선 방안의 큰 그림을 그린 다음에 CEO 보고를 하고

이후에 실행 계획을 세울 예정이었습니다.

 

저는 아는 것 없는 신입답게 고객 설문 조사를 비롯한

비교적 단순한 일을 맡았습니다.

나중에 팀장과 친해진 다음에 들은 바로는

망하기 힘든 일이고, 망해도 크게 상관없는 일이라서 맡겼다라고 했습니다.

 

5월 첫주에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고객사 사무실로 출근했습니다.

고객사 소유 건물의 제일 높은 층에 위치했는데,

사무실에 창문이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일할 고객사 프로젝트 팀원들을 소개받았습니다.

보통 컨설팅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 3~4명 정도의 고객사 직원도 프로젝트에 배치됩니다.

이는 컨설턴트들이 회사 내부 사정을 파악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것을 도우며

자료 분석 시에 감안해야하는 것들에 대해서 빠르게 피드백을 주어

짧은 프로젝트 기간 내에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고객사 입장에서는 보통 우수 사원들을 배치하여 컨설팅 회사들이 일하는 방식을

습득하기 위한 기회로 삼기도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대리~과장급들이 배치되는 경우가 많고 프로젝트의 중요도나 기타 회사 사정에 따라

부장급까지 배치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또한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부서(보통 기획 부서인 경우가 많고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마케팅 부서 등 다른 곳이 되기도 합니다.) 직원들만 나오는 경우도 있고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의 피드백이 중요한 경우에는 현업에 있던 분들이 배치되기도 합니다.

구조 조정과 같은 비밀을 요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고객사 팀원을 배치하지 않기도 합니다.

 

C사 팀원들은 대리급이 3분 참여하였고 다행히 성격 좋아보이는 분들이었습니다.

프로젝트는 기획부서에서 담당하였고 고객사 팀원들 모두 기획부서 소속이었습니다.

프로젝트의 효율적인 진행과 프로젝트 팀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설익게 고객사의 다른 직원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막기위해

직원들이 일하는 곳과 분리된 프로젝트 룸을 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프로젝트에서는 고객사 기획 부서가 일하는 큰 사무실의 한켠을 내주었습니다.

좀 더 업력이 쌓인 다음에는 여기는 뭐냐고 궁시렁거렸겠지만,

그때는 뭐가 일반적인 것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어리둥절하게

자리를 배정받고 일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같이 일할 팀원들은 물론 기획 부서 직원분들과 소개하고 업무 계획을 확정짓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제 소개를 할 때는 다들 뜨악하는 반응이었습니다.

신입 컨설턴트를 보냈는데, 공짜로 넣어준다고 하니 뭐 나쁠 건 없는데

웬 의사? 하는 그런 정도의 반응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associate들은 과거 다양한 경험을 한 경우들이 많아

어차피 고객사의 업종을 경험하지 못한 경우도 많은데

저의 경우, 이후의 프로젝트에서도 의사라는 점이 항상 뜨악한 반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신입이거나, 컨설팅 경험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는 일종의 자격지심(?) 같은 것도 있어서

소개를 할 때에도 뭔가 주저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맥킨지에서 일한 지 만 일년 정도가 넘어가면서 많이 해결되었습니다.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하다보니 어색하기만 했는데

프로젝트 팀원이 아닌 기획 부서 과장님 한분의 독특한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목소리도 크고, 가끔은 자신의 상관인 부장님을 휘두르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프로젝트 팀에 이런저런 불평을 늘어놓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프로젝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파트너가 프로젝트 팀에 올때마다

그 과장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입 컨설턴트로서 이 부분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맥킨지 같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파트너 정도 되면 조찬 모임에 가서 그룹 회장님들 앞에서

우아하게 프레젠테이션하는 모습만 상상했는데

쥐뿔 없어보이는 고객사 과장 나부랭이

(! 좀 과격한 표현입니다만 당시 제 생각이 딱 이랬습니다.)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아까운 시간을 할애해야 하다니 놀라웠습니다.

제가 맥킨지 입사 인터뷰를 할 때 부파트너 한분이

‘왜 우아한 의사 그만두고, 노가다 판에 뛰어드려고 하느냐’고 했던게 이런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프로젝트 초기에 제가 담당한 일은 고객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외부업체를 써서 진행해야 하는 일이고,

실제 현장에서 고객 조사를 실시하는 기간이 있기 때문에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전체 기간이 길어져 버려서 곤란해 질 수 있었습니다.

 

우선 어떤 내용으로 어떤 결과물을 받아볼지를 고객사와 상의해서 정하고 주요 고객 조사 업체에

RFP(Request for Proposal: 제안서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서)를 발송했습니다.

국내에 있는 주요 업체들 모두에게 발송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LOP(Letter of Proposal: 제안서)를 보내왔고

그중에 가격대가 지나치게 높거나,

RFP를 보내고 LOP를 받는 사이에 자체적으로 알아본 바로

평판이 좋지 않은 회사들은 제외하고

고객사의 업종과 유사 프로젝트를 한 경험이 있는 업체를 골라 제안 PT를 실시했습니다.

컨설팅 프로젝트 계약 상, 고객 조사를 위한 외부업체 비용은

별도로 고객사가 부담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고객사 기획 부서 부장님 이하 팀원들이 참여한 자리에서 PT를 받았습니다.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한 회사를 정했고 구체적인 업무 범위를 정해서 계약을 맺었습니다.

 

고객 조사라는 것을 진행해본 적이 없다보니,

거의 맨땅에 해딩하면서 계약 조건을 확정지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계약 방식이 있었고,

고객사가 비용이 높아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해서

기본적인 분석 서비스만 제공받는 걸로 해서 계약했습니다.

그때는 기본적인 분석서비스만 제공받으면

그  이후 제 삶이 나빠질 것이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고객사 및 외부 업체와 협업하여 설문 항목을 확정지어야 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맥킨지 파트너는 customer segment analysis까지 하는 것을 원했습니다.

customer segment analysis는 다양한 질문을 통해 어떤 고객군이 존재하는 지를 파악해내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과시형 소비군, 가족 중시형 소비군 하는 식으로 분류해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customer segment analysis라는 게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들어보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맥킨지 서울사무소 내의 marketing specialist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잠깐 소개하면

지난 포스팅에서 맥킨지에는 컨설턴트 외에

Research  인력 (R&I)과 TA, EA 등의 인력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외에 expert-specialist라는 컨설턴트와 유사한데 좀 다른 track이 존재합니다.

글자 그대로 특정 function에 대한 컨텐츠 혹은 테크니컬한 부분의 전문가로서

generalist인 컨설턴트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서울사무소의 경우 marketing expert, specialist는 꾸준히 있어왔다고 알고 있고

이외에 Business Technology에 대한 전문가들이 있기도 했습니다.

expert는 Associate와, specialist는 EM과 같은 직급으로 간주되었으며

expert로 입사했다고 해도 본인이 원하는 경우

컨설턴트 track으로 갈아 타서 EM이 되고, AP-Principal로 승진할 수도 있습니다.

당시에 맥킨지에는 마케팅 expert 한분과 마케팅 specialist 한분,

그리고 Business Technology specialist가 한분 계셨습니다.

 

 

마케팅 specialist와 몇차례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 했고 여전히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금요일에 사무소로 들어가서 일할 때 만나서 확인했습니다.

customer segment analysis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질문을 던져야 하는데

그럴경우, 제 설문조사 항목의 상당 부분이 이에 대한 질문으로 채워지게 되어

제가 원하는 질문을  빼야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담당 파트너와 상의한 후에 segment analysis는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고객 조사 진행 전반에 대하여 마케팅 specialist의 input을 더 많이 받고 싶었지만

이미 다른 프로젝트 때문에 많이 바빴기때문에

segment analysis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한 피드백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설문 조사 결과가 프로젝트 보고서의 기반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다른 컨설턴트들, 고객사 팀원들의 의견을 구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컨설턴트들은 다들 자기 일에 정신이 없어서, 많은 피드백을 받지 못했고

고객사 팀원들은 뭐라 괜히 엉뚱한 소리했다가 나중에 책임질 일을 피하려는 건지,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상당부분 제가 알아서(=제 마음대로)할 수 밖에 없었고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게다가 레저시설을 이용한 경험을 조사해야했기 때문에

시설을 이용하고 나오는 고객을 상대로 조사해야했고

이들을 붙잡을 수 있는 시간을 생각하면 설문조사 항목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조사 업체 이야기로는 십분이 넘어가면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보고 자료를 만들 때 크게 부족한 내용이 없었던 걸보면

팀장 이야기처럼, 이런 설문조사는 누가해도 그럭저럭은 굴러가게 마련인 것 같습니다.

 

설문조사 항목을 확정짓고 조사 업체로 넘긴 후에  1차 사장 보고를 위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고객사의 현황 파악을 위해 고객사 내외부 자료를 검토하였습니다.

당시 고객사는 입장객 수가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이

이 전에 있었던 시설 관련 문제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외부기관에서 발표한 고객 만족도 조사를 보면,

고객사는 시설 관련 문제 발생 이전에는 1위를 하다가

이후에 2위를 하는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외부기관 자료를 검토해 보니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은 문제 발생 이후이지만

조사 자체는 문제 발생 이전에 실시되었습니다.

즉, 문제 발생 이전부터 고객사에 대한 소비자 선호는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고객사 임원들은 고객사 시설의 매력은 여전하나

예기치 못한 문제때문에 입장객 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발견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고

추후 컨설팅 팀이 제시할 제안이 받아들여질 여지를 높일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때까지의 초기 진단 내용을 바탕으로 1차 사장보고를 했습니다.

보통 12주 짜리 프로젝트를 하면 정식 사장 보고는 2번 정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본 프로젝트에서는 거의 2주마다 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1차 보고에서 사장님을 비롯한 임원들은

고객사의 시설의 매력 감소가 주요 문제라는 사실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에서 끝났습니다.

 

 

그때까지 work & life balance는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녁 9~10시 사이에 귀가하는 경우도 제법 있었고 12시를 넘기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당시에 서울사무소에서는 12시 전에 귀가하면 선방한 것이고, 1시 정도에 귀가하면 평균이라는 말이있었는데

적어도 life는 좋은 프로젝트였던 셈입니다.

 

C사 직원들은 보통 6~7시면 퇴근하였고 컨설팅 팀원들만 남아서 저녁식사 하고 일하다가 귀가했습니다.

사실 9시를 넘겨서 귀가하는 것은, 8시까지 일하면 회사 비용으로 저녁 식사를 먹을 수 있고 9시까지 일하면

모범택시를 타고 귀가할 수 있다는 회사 규정을 의식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고객사 사무소가 있는 건물에 상당히 좋은 식당가가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매일 식당을 바꾸어 가면서 즐겁게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파트너가 팀원들과 함께 일하다가 9시를 넘겨서 함께 귀가하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본인 집이 고객사 사무소에서 지하철로 바로 갈 수 있는 곳이라면서 콜택시를 기다리는 팀원들을 뒤로하고 지하철을 타고 가거나

비슷한 방향으로 귀가하는 컨설턴트의 택시를 함께 타기도 하는 비용 관념에 투철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택시를 타고 귀가했습니다.

2 thoughts on “나의 맥킨지 이야기 (7): 의사가 레저회사에는 왜?

  1.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이 블로그를 알게 되었는데 30분 넘게 정신없이 맥킨지 관련 글을 읽었습니다.
    저는 Bain에서 4달 남짓한 RA만 경험한 상태이고 현재 컨설팅 회사에 지원해야 할 지 고민하는 중인데, 컨설팅 회사 내에서의 분위기를 정말 생생하게 전달하는 글인 것 같아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다음에 더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페이지를 빠져나가려다가 감사의 인사라도 남겨야 겠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덧글을 남깁니다. 그동안 여러 포스팅 들을 봤었지만 이 정도로 세세하게 컨설팅 경험을 적어놓은 글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인턴 때 느꼈던 것과 비슷한 감정 내지는 상황들도 많구요ㅎㅎ 다음에도 또 와서 재미있게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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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갑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지만 컨설팅은 젊었을 때 경험할만한 가치는 있는것 같습니다. 많이 고민하시고 좋은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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