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맥킨지 이야기 (9): 첫 프로젝트를 끝내고 beach로

읽으시기 전에 한 말씀드립니다.

제가 겪었던 일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다루려고 노력하다 보니 군데군데 맥킨지를 까는 듯한 내용도 있습니다.

대개 그런 점들은 맥킨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오히려 다른 컨설팅 회사가 더 심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일부 기억이 가물가물한 부분이 있는데 오늘 다루는 맥킨지의 컨설턴트 성과 평가 방식에서 기억이 약간 불확실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큰 맥락에서는 거의 맞을 것이라고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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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쓴 내용보다 시간 상으로 좀 앞서는 이야기이긴 한데

레저회사 프로젝트 시작한 지 한달 가량 지지나지 않아서 다국적 제약회사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프로젝트 담당 파트너가 맥킨지 서울사무소에서 비교적 드물게 생기는 헬스케어 컨설팅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그 분으로부터 제약회사 프로젝트를 하는게 어떻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원래 헬스케어를 하고 싶었던 저로서는 그러고 싶었지만,

이미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한달이나 지난 후라 제가 있던 레저회사 팀에서 허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당시 맥킨지에 있던 의사출신 부파트너가

본인 경험을 이야기 해 주시면서 입사 초기에 제약회사를 비롯한 헬스케어 프로젝트를 많이하게 되면

컨설팅의 문제 해결 방법을 배우기 힘들 수 있어 가급적 입사 후 1년 정도는 헬스케어 프로젝트를 피하는게

좋다는 조언을 받기도 한 터라 훌훌 털었습니다.

제약회사 프로젝트는 특성 상, 해당 분야 전문가인 대학병원 교수님들의 인터뷰가 필요했고

나름 교수님들께 연락하여 인터뷰 잡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터뷰하는데 동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프로젝트 기간 중에 반기마다 실시하는 컨설턴트 평가(SAR: Semi-annual Review 글자 그대로 반기 평가입니다.)가 있었습니다.

맥킨지의 평가 시스템은 매 프로젝트가 끝날때마다 실시하는 EPR(Engagement Performance Review)와

매년 5월/11월 (인지 4월/11월인지 헷갈립니다.)에 6개월간의 성과에 대한 평를 하는 SAR 두가지로 구성됩니다.

레저회사 프로젝트를 하는 중에 입사 후 첫 SAR을 받게되었습니다.

 

대략의 절차는 이렇습니다.

우선 컨설턴트 개개인이 SAR Impact Summary라고 하는 일종의 자기 평가서를 작성합니다.

 

작성 항목은

1. 지난 SAR 이후 어떤 성취가 있었는지

2. 다음 6개월 간 어떤 skill/initiative를 발전시키고 싶은지

3. 다음 6개월 간 성공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 어떤 지원/교육이 필요한지

4. 스스로의 평가와 만족도: 1~10점 스케일로 스스로 얼마나 만족감을 느끼는지,맥킨지와 얼마나 연결되었다고 느끼는지

, mentoring system에 얼마나 만족을 느끼는 지를 표시하빈다.

5. 이후에는 지난 SAR 이후 수행했던 컨설틴 프로젝트, 제안서 작성 등 내부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지

등의 내용이 있습니다.

 

이 내용을 가지고 본인의 DGL(Developement Group Leader)와 1차 상의를 합니다.

DGL은 회사에서 정해주는 일종의 사내 mentor로 위에서 이야기한 mentoring system의 일부 입니다.

이외에 Buddy program이라고 해서 신규 컨설턴트를 같은 직급의 senior와 일대일로 짝을 지워주고

회사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맥킨지의 모든 BA, Associate, EM은 한명 씩의 파트너 혹은 부파트너를 DGL로 배정받게되며

DGL은 위에서 이야기한 SAR 평가 과정에 참여하여 본인의 DGLee를 대변하기도 하고

기타 사내 이런 저런 일이 있을 때 mentor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한 꼭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던지 할 때 지원을 부탁하기도 합니다.

보통 Associate과 EM은 파트너를, BA는 부파트너를 DGL로 배정받습니다.

DGL과 상의가 끝나면  서울사무소의 모든 파트너와 부파트너 (이분들을 회사 내 leadership이라고 합니다.)가 모여서

컨설턴트들에 대한 평가 작업에 들어갑니다.

아무래도 해당 컨설턴트와 직접 프로젝트를 했던 leaderhip들이 논의를 주도하며

해당 컨설턴트에게 억울한 면이 있다면 DGL이 이를 대변해 주기도 합니다. (라고 합니다. 제가 참여할 수 있는 회의가 아니었습니다.)

 

회의의 결과에 따라 컨설턴트는 5단계 평가를 받습니다.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EPR과 SAR 모두 5단계였던 것 같습니다.)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부터 Outstanding- Traking plus – Tracking(해당 컨설턴트의 입사 연차와 직급을 고려할 때 현재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수준)

– Tracking minus – CTL(Counsel to Leave)

여기서 CTL이라는 것은 해고의 의미는 아니고 ‘맥킨지에서 일하는 것이 당신에게 안맞는 것같다. 맥킨지를 떠나서 본인과 맞는 다른 회사로 가서

일하는 것을 고려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CTL을 받으면 맥킨지 컨설턴트로서의 자격이 없다 이런 말은 아닌 것 같으며

실제 CTL을 받은 적이 있지만 이후 회사에 잘 적응하여 파트너까지 간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울사무소 모든 컨설턴트들의 평가 결과에 대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주위 친구들과 이야기해본 바로는 다수는 Tracking을 받고 일부가 Traking plus혹은 minus를 받으며

극소수가 Outstanding 혹은 CTL을 받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외국 오피스에서 온 사람들과 이야기 해보면 외국에서는 비교적 5단계 전반에 걸쳐서 골고루 평가받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서울사무소 소속 컨설턴트가 Outstanding을 받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도 있습니다.

간혹 외국에서 하는 공공 사업 컨설팅 프로젝트(예를 들어 동남아 쓰나미 발생 후에 현지로 공수되어온 물자가 적절히 배분되지 않아

이재민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지못했는데 맥킨지가 pro bono 프로젝트 팀을 파견해서 이의 해결에 공헌했다고 합니다.)를 위한 팀을

전세계 컨설턴트들의 지원을 받아 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제일 중요한 기준은 1번이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파트너의 추천이고 2번이 소속 사무소가 얼마나 바쁜지(=해당 컨설턴트를 파견보낼 여유가 있는지)

3번 근무 성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Outstanding을 받는 경우가 적은 서울 사무소에서 그런 프로젝트로 나가기는 힘들다고 했습니다.

 

평가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당시 SAR에서 저는 프로젝트 시작한지 한달 반 정도 지난 상태로

제대로 평가받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단한 일 없이 넘어갔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다시 레저회사 프로젝트로 돌아가서, 갑자기 엉뚱한 일들을 잔뜩 떠 안은 이후에는 프로젝트가 재미가 없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원래 12주 예정이었던 프로젝트가 종료될 시점이 왔습니다.

그렇지만,  클라이언트가 제시한 100여가지 to do list는 아직 완료되지 못한 것 투성이였습니다.

따라서 프로젝트 종료 시점이 와도 일부의 컨설턴트는 남아서 일을 더 해야할 상황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팀원들은 프로젝트 종료와 함께 팀을 떠나길 원했지만, 그게 본인 의지대로 될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프로젝트 종료일에야 팀을 떠날 사람이 정해졌고 (팀에서 떠나는 것을 roll off라고 합니다.)

저와 처음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Associate가 떠나기로 했습니다.

전에 언급했던 고객사 과장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 프로젝트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고객사의 높은 분들(팀원이아닌 분들)도 그닥 엮이고 싶지 않아서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고 고객사를 떠나고 싶었지만, 함께 떠나게 된 Associate를 따라서 인사를 하고

첫번째 프로젝트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 후에 짧게 휴가를 쓰고 사무소로 출근했습니다.

시작되는 프로젝트가 없어서 on the beach 상태였습니다.

 

보통 컨설팅 회사들은 7~8월에 프로젝트가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연초에 그룹 회장님들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그 해의 경영 방침을 선포하면

그 아래 실무자들이 경영 방침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을 짜내고

그중에서 회사 내에서 실행하기 힘든 것들에 대해서 외부 컨설팅을 받기로 하면

2월 정도에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작업을 시작합니다.

회사에서는 여러 컨설팅 회사들에  Request For Proposal(RFP: 프로젝트 제안서 제출 요청)을 보내고

이를 받은 컨설팅 회사들은 1~2주 정도의 준비기간을 가지고 LOP(Letter of Proposal: 프로젝트 제안서)를 만들어서

고객사에 제출하거나 PT를 하게되고 그 결과에 따라서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됩니다.

수주 후에는 이런저런 협의를 거쳐 정확한 프로젝트 범위와 일정 등을 확정 짓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3월~4월에 컨설팅 팀이 정해지고,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보통 컨설팅 프로젝트는 12주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고, 공식 프로젝트 기간이 끝나도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 끝나지 않은 이런 저런 일을 정리해주면 1~2주가 더 지나갑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프로젝트들은 7월 정도에 종료되므로, 이때쯤 여러 프로젝트가 거의 동시에 끝납니다.

그리고 8월 초중순까지의 휴가 기간에는 굳이 컨설팅 발주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9월 이후에 다시 프로젝트가 동시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On the beach인 컨설턴트들은 이런 저런 내부 일에 동원됩니다.

제일 대표적인 것이 위에서 이야기한 제안서 쓰는 작업이고

이외에 회사 내 지식 축적(knowledge building)을 위한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기간 중에 제가 했던 일은 주로 제안서 쓰는 일들이었습니다.

신용카드회사 프로젝트를 위한 제안서를 2가지를 썼는데

한가지는 카드사 웹 플랫폼 전략이었고, 또다른 하나는 VVIP 카드 운영 전략이었습니다.

두가지 모두 흥미로운 주제의 제안서라 재미있게 작업했습니다.

웹플랫폼 전략 제안서에는 신용카드회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회사들의 인터넷 전략을 벤치마킹해서

그 결과물을 포함시켰습니다.

그리고 VVIP 카드 운영 전략은 당시 국내 VVIP 카드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잡은

현대카드 블랙을 따라잡을 만한 카드를 출시하기 방안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현대카드 블랙이 제공하는 여러가지 혜택을 금전가치로 환산하여 연회비와 비교하고

언론에 실린 자료를 바탕으로 블랙카드의 수익성 추정치를 계산하기도 했습니다.

 

제안서를 쓰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한명 또는 두명 정도의 컨설턴트가 배정되면 담당 파트너와 미팅을 하고 RFP와 함께

파트너가 해당 회사 직원과 이야기하여 얻어낸, 프로젝트 발주 회사와 관련된 정보를 전달받습니다.

그리고 LOP에 들어갈 내용을 무엇으로 할지를 대략 정합니다.

LOP에는 고객사가 직면한 문제(=컨설팅 프로젝트를 발주하게된 배경)와 관련된 현황과

이로 인한 주요 이슈를 다룹니다.

그리고 그 이슈에 대한 맥킨지의 가설적인  생각을 정리하고 그 근거를 제시합니다.

한두명의 컨설턴트가 짧은 시간 내에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맥킨지 자체의 지식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여 해당 주제의 PD(Project? Document)를 찾습니다.

PD는 맥킨지가 수행한 많은 프로젝트들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들(고객사의 비밀 정보는

빠져있습니다.)을 담고 있어 내용 정리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맥킨지가 아무리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고 해도

이번 프로젝트를 발주하려는 고객사가 처한 상황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어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비슷한 내용의 PD를 쓴 컨설턴트 혹은 담당 파트너가 얘기해주는 컨설턴트에게 이메일을 쓰게 됩니다.

맥킨지 내부적으로 모든 컨설턴트들은 동료를 도울 의무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회신을 해주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다들 바쁜 터라 아무런 대답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대개는 도움이 될 다른 컨설턴트를 소개해주면서 그 사람에게 제 메일을 forward해주는 정도의 성의는 보여줍니다.

이때, 제안서를 쓰는 팀에 힘이 있는 파트너가 포함되어 있으면 큰 도움이 됩니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꽤 있기 때문에 해당 고객사를 담당하는 파트너 중에

힘이 있는 외국인이 있는 경우도 있고, 한국인 파트너라 하더라도 외국 네트워킹이 좋은 경우가 해당됩니다.

이렇게 힘이 있는 파트너를 이메일 CC에 걸고 메일을 쓰면 반응이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제안서의 주요 컨텐츠 부분을 정리합니다.

 

그 후에 프로젝트 접근 방식에 대해서 제시하고

주단위 프로젝트 수행 스케줄과 함께 팀 구성을 제안합니다.

팀 구성에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또는 할 수 있는)  컨설턴트들과

프로젝트에 full-time으로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자문을 제공해줄 수 있는

해당 분야 전문가 컨설턴트들도 포함됩니다.

끝으로 고객사가 속한 산업군과 고객사가 수행하고자 하는 프로젝트 영역에서

맥킨지의 전문성과 프로젝트 수행 경력을 소개합니다.

 

제안서에 포함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컨설턴트들 가운데에는

현재 다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어서 사실상 참여할 수 없지만 해당 분야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포함되기도 합니다.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제안서를 쓰면, 제가 실제 참여할 수 있을 지와 상관없이 의사인 제가 포함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후에 실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는 경우도 있어

의도적인 것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수행 경력은 이런 저런 이유로 다소 과장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서울사무소의 경험이 적은 경우, 그 얘기는 빼고 전세계적으로 수행한 경력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8월 내내 제안서를 쓰기도 하고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어울려 놀기도 하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때쯤 첫번째 프로젝트에 대한 성과 평가(ERP)를 받았습니다.

평균 수준인 Tracking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예전에 맥킨지 컨설턴트의 생활을 다룬 브리프케이스라는 책을 보면

저자가 평가받기 전부터 주위에서 가혹한 평가에 실망 혹은 절망하는 컨설턴트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평가를 받고 밤에 사무실을 나와 종로 길을 걸으면서 방황(?)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때와 달라진 것인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개 평균 수준인 tracking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

제가 근무하던 때에는 평가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은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이때 프로젝트 배정(이를 staffing이라고 합니다.)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일본의 도쿄 사무소에서 하는 Due diligence 프로젝트(DD: M&A를 위해 대상이 되는 회사에 대해

실사를 하는 프로젝트. 대개 일반 프로젝트보다 짧은 4주 내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새벽 4~5시까지 일해야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에 제가 고려되고 있는데

제 의향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DD프로젝트는 힘들긴 하지만 한번쯤 해볼만 하다는 말을 들었기에

기회만 된다면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신입인 저를 서울도 아닌 도쿄의 프로젝트에서 고려한다기에 당연히 제약회사 혹은 다른 헬스케어 관련

프로젝트겠거니 생각하고 어떤 프로젝트냐고 물으니

일본에 있는 레저회사에 대한 M&A 프로젝트라는 것입니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레저회사에 대한 프로젝트가 흔치 않은데

지난번 프로젝트를 함께한 팀원들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가를 쓰거나 해서

레저회사 프로젝트 경험이 있으면서 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컨설턴트가

저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저말고는 M&A 프로젝트 경험이 많은 BA가 함께 고려된다고 했고 담당 파트너가 고민 중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그 BA가 선택되어서 저는 여전히 on the beach 상태를 유지하였습니다.

제가 프로젝트에 고려되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인데 입사하자 마자 수행한 레저회사 프로젝트 경험때문에

고려된다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8월말에 드디어 새로운 프로젝트에 staffing되었습니다.

업종은 중공업으로, 외국의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간에 합작기업(Joint Venture: JV) 설립 타당성과

향후 전략을 짜기 위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여러 단계에 걸쳐서 수행되는 프로젝트인데 이미 1단계는 종료되었고 저와 다른 컨설턴트들이

2단계에 참여하며, 1단계에 한국인 컨설턴트로는 유일하게 참여한 BA도 계속 남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레저회사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던 팀장이 이번 프로젝트도 맡게 되었습니다.

지난 프로젝트에서 개인적으로 저와 잘 지내기도 했고, 그 프로젝트를 잘 이끌어주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팀장 복이 있는 셈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프로젝트는 양쪽 기업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고, 합작기업 설립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회사 내부 정보 공유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서로 다른 컨설팅 회사가 각각의 기업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는 양쪽 기업이 모두 맥킨지와 오랜 기간 일한 고객사였기 때문에

한개의 팀이 양쪽 회사를 모두 상대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시작 때부터 파트너들이 정보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팀 입장에서 좋았던 것은 일반적인 프로젝트처럼 고객사 사무실로 나가서 일하지 않고

맥킨지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고객사 직원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컨설턴트들이 필요로 하는 자원들이 다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에

일하기에도 편했습니다.

 

이전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프로젝트의 시작은 working norm(일하는 기준: 주말에 일해야 한다면

토요일, 일요일 중 언제를 선호하는지, 프로젝트 기간 중 개인적인 이슈가 있는지)을 정하고

서로의 MBTI와 함께 자신이 선호하는 일하는 스타일을 공유하였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물과, 스케줄을 확인하였는데 10월 중순까지 프로젝트 결과물을 정리하여

양쪽 고객사에 보고하는 스케줄이었습니다.

그 결과물을 보고 고객사가 합작회사 설립을 더 검토하기를 원하면 3단계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그렇지 않으면 그 단계에서 끝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두번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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