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포스팅에서 웨어러블이나 앱과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을 활용하는
웰니스 프로그램들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그중 가장 유명한 바이털리티(Vitality) 프로그램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보험회사인 디스커버리 (Discovery)가 운영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인데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외의 국가에서도 독자적으로 (영국) 혹은
다른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서 (미국, 홍콩, 호주, 중국)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라들마다 디테일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개념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가장 역사가 오래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다른 나라의 경우를 참고하겠습니다.
바이털리티에서 만든 브로셔에서는 프로그램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생명 보호와 건강 증진에 단기적인 인센티브를 접목하여
고객들로 하여금 건강과 삶에 대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준다.
(The use of short-term incentives, applied to the business of life protection
and health improvement, can put consumers on the path to better health and better life decisions)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센티브’입니다.
사람은 게을러서 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지급함으로써
건강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입니다.
프로그램 구성은 다음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건강 측정 및 건강 검진, 건강 행동에 대해서 포인트를 지급하고
- 획득한 포인트 수준에 따라서 회원 등급이 정해지며 등급에 따라서 건강 식품, 제품을 구입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여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제공하며
- 이렇게 쌓은 포인트를 사용해서 즉각적인 혜택 (무료 스무디/영화관람, 비행기/숙박 할인 등)을 누릴 수 있게 함으로써 동기부여를 하는 것
바이털리티의 브로셔 내용을 바탕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려는 사람은 연간 회비를 내야 합니다.
2016년 기준 199 Rand인데 현재 환율로 대략 15,000원 정도입니다.
이렇게 회비를 내고 가입을 하면 건강 체크를 하고 건강 활동을 하는 것에 따라서
보상을 받게됩니다.
크게는 Get Healthy라는 부분과 Get Rewarded라는 부분으로 구분됩니다.

우선 Get Healthy라고 부르는 건강 증진과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예방적 관리 활동, 건강한 식이, 건강한 운동 습관의 3가지로 구분됩니다.
예방적 관리활동에서는
건강 수준 평가 (Vitality Age: 건강 나이 측정), 피트니스 능력 평가 (Online Fitness Assessment, Vitality Fitness Assessment)
와 같이 건강 상태 측정을 하거나
체중,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측정하는 것이 포함되며 (Vitality Health Check)
각각의 활동을 하면 바이털리티 포인트를 지급받습니다.
이렇게 건강에 대한 평가를 받고 나면 건강해지기 위한 활동 목표를 제공받게 됩니다.
이 목표는 다음에 나오는 건강한 식이 및 운동 습관과 연관되어 있어서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포인트를 지급받습니다.
건강한 식이와 건강한 운동 습관에서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 혹은 피트니스 장비를 사거나 헬스클럽 등 운동 시설에 등록할 때 할인 혹은 캐쉬백을 받으며
실제 운동을 하면 바이털리티 포인트를 지급받습니다.
할인 및 캐쉬백은 기본적으로 10%를 적용받으며
위의 예방적 관리활동에 속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 25%까지 높아집니다.
이렇게 쌓은 포인트에 따라서 등급을 부여받습니다.
가입 시 Blue 등급이 되며 포인트가 쌓이면 Bronze -> Silver -> Gold -> Diamond로 올라갑니다.

등급에 따라서 할인 비율과 같은 리워드가 달라지게 됩니다.
적립한 포인트가 등급 결정에만 이용되는지
아니면 할인을 받을 때 이 포인트를 사용해서 받는 것인지가 궁금했습니다.
디스커버리 홈페이지에는 이 부분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데
뒤에서 살펴볼 2010년에 나온 논문에서
‘Points are redeemable as discounts’라고 나와 있고
바이털리티의 예전 자료에서
매년 적립한 포인트의 10%만 다음 해로 넘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포스팅을 쓰면서 디스커버리 측에 이메일로 문의해본 결과
포인트는 등급 결정에만 사용될 뿐 다른 가치는 없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Get Rewarded라고 불리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비행기표, 호텔 숙박, 영화 관람 등을 할 때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제시된 최대 할인율은 다이아몬드 등급일 때 적용받으며
더 낮은 등급일 경우 할인율도 낮아집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계열사인) 디스커버리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추가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다루겠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할인혜택만 놓고보면 우리나라 신용카드사에서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수준을 크게 넘어서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보면 신용카드 회원에게 여러가지 혜택을 준다고 하지만
대부분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서 신청해야 하고 이 때 보통 인터넷 최저가 보다 비싼 가격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할인을 받아도 그다지 메리트가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바이털리티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1~6월 동안 항공권 할인 혜택을 받은 경우가 65만건 이상,
영화관람관 할인 혜택을 받은 경우가 40여만 건 정도 있었다고 하여 혜택을 받는 사람이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보다는 Get Healthy에 속하는 것 가운데 건강한 음식을 구입하는 25% 캐쉬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Healthy food의 소비자 효용이 더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경우에도 얼마나 다양한 음식이 포함되는 지 의심스럽기도 한데
브로셔를 보면 다양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디스커버리 입장에서도 Healthy food 프로그램이 바이털리트 프로그램 가입자 유치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Healthy food를 통해서 가입자를 이끌어냈던 바이털리티는
최근 들어 좀 더 가입자가 실감할 수 있는 benefit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2016년 부터는 매주 활동량 목표치를 달성하면
커피 혹은 스무디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일정 포인트를 쌓으면 스타벅스(!) 음료수를 한잔씩 제공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스타벅스를 리워드로 제공한 다음부터 주간 활동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었다는 점입니다.

(위의 두 자료는 모두 디스커버리 Annual results presentation 2015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바이털리티는 가입자의 건강을 향상시켜서 의료비를 절감해주었을까요?
바이털리티는 가입자 데이터를 분석해서 이를 학술적 결과물로 제시하였습니다.
대표적인 논문들을 살펴보겠습니다.
Fitness-Related Activities and Medical Claims Related to Hospital Admisions-South Africa, 2006 라는 논문은 2006년 1년간 Vitaltiy가입자 948,974명을 대상으로 한 단면적 연구 (cross-sectional study)입니다.
(위 링크로 가시면 pdf 파일을 보실 수 있습니다.)
운동 참여 수준에 따라 입원 빈도와 기간 및 입원비가 얼마나 차이를 보이는 지를 보았습니다.
Not registered (바이털리티에 등록하지 않은 디스커버리 보험 가입자)부터
Inactive, Low active, Moderate active, High active (연간 48회 이상 헬스클럽을 이용한 경우)그룹으로 나누어서 분석했습니다.
High active의 경우 다른 그룹에 비해서 입원비나 입원 빈도가 확연히 낮았습니다.
나머지 그룹들은 Not registered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가입자 1인당 평균 입원비 데이터의 경우
활동량이 증가함에 따라서 (Inactive -> Low -> Moderate -> High active) 입원비가 모두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Not registered 그룹의 입원 비가 Moderate active와 비슷한 정도로 나왔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통계적 유의성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가입자 1인당 입원비의 경우
Inactive > Low > Moderate = Not registered > High active로 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음 논문은 The association between medical costs and participation in the vitality health promotion program among 948,974 members of a South African health insurance company라는 제목으로 위의 논문과 같은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입니다.
(안타깝게도 해당 사이트 가입자가 아니면 원문 pdf를 볼 수 없습니다.)
이 논문은 활동 참여 수준에 따라 입원비, 기간 및 빈도 차이를 보았습니다.
활동 참여 수준은 Not registered, Not engaged (전혀 포인트를 얻지 못한 경우),
Low engagement (포인트를 얻었으나 기본 등급에 머무른 경우), High engagement (상위 등급으로 올라간 경우)로 나누었습니다.
결과는 앞선 논문과 비슷했습니다.
High engagement는 나머지 그룹과 비교해서 우월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Low engagement의 경우 Not registered 및 Not engaged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보험회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가입자 1인 당 평균 입원비의 경우
Low engagement그룹이 Not engaged및 Not Registered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단, 이부분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위의 두 논문을 종합해 보면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에서 입원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지만
참여하더라도 그 정도가 약한 경우에는 그 효과가 확실치 않으며
심지어 아예 등록하지 않은 사람(즉, 디스커버리 보험에 가입했지만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에 등록하지 않은 사람)보다 입원비가 더 드는 경우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논문은 모두 단면적 연구입니다.
즉, 운동 열심히 한 사람은 의료비가 적게 든다라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를 논문으로 보여주었을 뿐입니다.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이 인센티브를 통해서 가입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어 주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구심을 염두에 둔 연구 결과가 2011년에 발표되었습니다.
Participation in fitness-related activities of an incentive-based health promotion program
and hospital costs: a retrospective longitudinal study 라는 제목의 논문입니다.
(이 역시 해당 사이트 가입자가 아니면 원문 pdf를 볼 수 없습니다.)
2001~2003년 사이에 디스커버리 보험 혹은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에 가입했으며
이후 5년 동안 가입을 유지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1. 2004~2006년 (Year 1~3) 중 활동 정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2. 그 활동 정도의 변화가 2004~2005년 (Year 4~5)사이의 입원 의료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보았습니다.
활동 정도 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헬스클럽을 사용한 가입자 비율 (% of members using gym)은 Year 1에 27%였으나 Year 5에 33.1%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가입자 구성 비율을 보면
Inactive가 76%에서 68%로 줄어들었고 Low active는 8%를 유지한 반면
Medium active와 High active는 각각 Year 1에 7%와 10%에서 Year 5에 11%와 13%로 늘어났습니다.
가입자들의 활동 정도가 늘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의 비율 변화에 대해서 어떤 의미를 부여할 지는 좀 애매하지만
가입자들의 활동률이 다소 올라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Year 1~3 기간 동안의 활동량 변화에 따라 가입자를
Inactive-No change, Inactive-More active, Active-Less active, Active-No change, Active-More active로 분류하고
Year 4와 5의 2년 동안 입원과 관련된 지표와 비교하였습니다.
위의 논문들과 마찬가지로 보험회사에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입원비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대략
Inactive-No change > Inactive-More active = Active-Less active > Active-No change = Active-More Active로 나왔습니다.

대략 예측 가능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데 흥미로운 것은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 (Not enrolled)와 비교한 것입니다.
Not enrolled 그룹의 입원비가 Inactive-More active 및 Active-Less active와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는 위의 두번째 연구와 비슷한 결과입니다.
다만, Not enrolled 그룹이 다른 회사의 보험 가입자나 보험 비가입자와 비교해서 어떤 특성이 있는 지를 알기 힘들기 때문에 평가하기는 힘듭니다.
지금까지 다룬 논문들은 주로 헬스클럽 이용 빈도와 같은 운동 혹은 활동량에 초점을 두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논문의 Discussion 부분에서는 이 점을 연구의 한계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활동량은 늘었지만 다른 건강한 생활습관이 함께 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디스커버리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바이털리티에서는 위와 같이 활동량과 관련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다른 건강 활동으로 이어지는 시발점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논문이 보여주는 결과와 관련하여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이 충분히 의료비를 절감해줄 수 있는 지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있기는 하지만
바이털리티는 가장 성공한 웰니스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3년 Annual results presentation 자료를 보면 바이털리티 가입자가
직/간접 운영 프로그램을 포함해서 550만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운영하던 Humana Vitality의 지분을 청산했기 때문에 줄어 들었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후의 바이털리티 가입자에 대한 자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현재 디스커버리 그룹은 아래와 같이 다양한 제품과 지역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영국은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미국, 중국, 싱가포르, 호주, 이탈리아에는 협력 관계를 통해서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확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을 꼽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바이털리티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었일까요?
첫번째 요인은 대규모 가입자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 파트너와의 관계 유지입니다.
바이털리티는 인센티브 기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좋은 인센티브를 제공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 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대가로 바이털리티 측에서 충분한 보상을 한다면
파트너 확보는 손쉬울 것입니다.
만약 의료비 절감액이 충분하다면 이를 재원으로 해서
보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바이털리티는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을까요?
이와 관련해서 어떻게 파트너를 끌어들였으며 위험부담과 성과를 어떻게 분담하는 지에 대한 질문을 받은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은 재무적으로 지속가능하다.
(계약 구조는) 프로그램마다 다른데 …
(건강 식품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Pick n Pay의 경우
고객이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헬스클럽의 경우 경제가 나쁜 시기에도 고객 재계약율이 높았고
호텔과 극장, 호텔의 경우 (채우지 못하면 가치가 없어진는) 좌석 혹은 방을 채우는 효과를 얻었다.
일부 파트너의 경우에는 바이털리티의 협력사가 됨으로써 ‘건강 인증 효과’ (health stamp)를
얻게되는 것에 만족하기도 한다.
답변 내용을 보면 바이털리티는 할인 금액의 극히 일부를 부담하거나
거의 부담하지 않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에서 운영하는 공개 아이디어 수집 플랫폼인 openforum.hbs.org 에
바이털리트에 대한 분석이 올라왔는데 이런 언급이 있습니다.
(바이털리티의 모 회사인) 디스커버리는 파트너에게 돈을 내고
그들과 가치를 공유했다. 하지만 점차 성장해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파트너들에게 대규모의 고객 기반을 제공할 수 있게됨으로써
점차 파트너에게 내는 돈을 줄이거나 심지어 대가를 받을 수 있게되어
파트너로부터 더 많은 가치를 받아오게 되었다.
소속이 불확실한 한 개인이 쓴 글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떨어지 수 있지만
터무니 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위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바이털리티는 파트너 회사들에게 상징적인 액수 정도를 지불하거나
지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파트너 회사는 어떤 이득을 보게될까요?
예를 들어 Healthy food 구입에 대해서 10~25%의 할인을 제공하는 소매점들의 사정은 어떨까요?
이정도 할인을 해주면 아무리 많은 손님을 유치할 수 있어도 손해를 볼 것 같습니다.
디스커버리에서 발표한 자료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위의 그림은 바이털리티 가입자들이 파트너 소매점에서 Healthy food와 기타 제품에 대해서 소비한 내용입니다.
즉, 소비자가 소매점에서 건강한 음식만 구입하지 않는 것에 답이 있는 것입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전체 지출액 중에 대략 20% 정도가 healthy food인데
여기에 대해서 소비자들에게 10~25%의 캐쉬백을 지급한다면
전체 구입액 대비 2~5% 정도를 내주는 셈입니다.
충분한 고객만 확보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거래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파트너들은 바이털리티와의 파트너쉽을 통해서 많은 고객을 얻고 있을까요?
디스커버리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지만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Healthy food 혜택과 관련해서 Pick n Pay와 Woolworths가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의 파트너 소매점인데
디스커버리 카드로 결제하면 추가로 할인을 해주는 파트너를 Woolworths에서 Pick n Pay로 바뀌자
Pick n Pay에서의 결제 액수가 크게 늘고 Woolworths는 줄었다는 내용입니다.
즉, 소매점 입장에서는 많은 고객을 데리고 있는 디스커버리와 파트너쉽을 맺고 할인 액수를 자체 부담할 충분한 유인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파트너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사용자 기반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은 디스커버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의 의료 보험사로 올라서게된 1997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디스커버리의 역사에 대한 부분은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에서 출판한 ‘Discovery Limited’ 케이스를 참고했습니다.)
즉, 바이털리티의 리워드 프로그램은 이전에 디스커버리가 쌓았던 고객 기반에 바탕을 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2000년 미국에 처음 진출할 때는 Destiny health라는 이름의 의료보험 회사를 독자적으로 설립했고
자사가 강점이 있는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을 함께 진출시켰습니다.
하지만 1억 달러 정도의 손실을 보고 2008년에 미국 보험 시장을 떠났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보다 복잡한 규제 환경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제 생각에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서 고객을 유치하기 시작하고
2005년 기준으로 6만명 정도의 가입자 밖에 확보하지 못할 정도라면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에 참여할 파트너를 유치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는지 2004년에 영국에 진출할 때는 프루덴셜 보험사와
합작 회사(Joint Venture)를 설립해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디스커버리는 지분율을 높여서 2014년 말에 회사 전체의 지분을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시장에서는 2007년에 미국의 대형 보험회사인 휴매나(Humana)와 합작해서
휴매나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2014년까지 1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디스커버리그룹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지분을 정리했습니다.)
이외에도 중국에는 핑안(Ping-an) 보험과,
아태지역 (현재까지 싱가포르, 홍콩, 호주)에서는 AIA와 공동으로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바이털리티의 성공에는 강력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다양한 금융상품 판매를 위한 기반이 된다는 점입니다.
바이털리티는 의료 보험으로 시작해서 생명보험(2001년), 신용카드(2004년), 투자회사(2007년), 손해보험(2011년)으로
차례차례 진출했습니다.
앞서 설명한 타 지역 진출과 타 영역 진출을 묶어서 디스커버리 그룹은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바이털리티가 이 모든 포트폴리오의 근간이 된다는 뜻입니다.
의료보험과 생명보험은 이해가 되지만 다른 상품에는 어떻게 적용될까요?

바이털리티 가입자 등급에 따른 고객 부도율, 신용카드 연체율, 신용카드 결제액을 보여주는데
등급이 높아짐에 따라 좋아진다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즉, 바이털리티 정보를 결합시킴으로써 우량 카드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아래와 같이 바이털리티 등급에 따라서 더 많은 디스커버리 마일리지를 얻을 수 있도록 하여
바이털리티 가입자가 디스커버리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추가 혜택을 줌으로써
양쪽 모두의 교차 판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데이터 분석 및 상품 설계 역량입니다.
건강행동 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 귀찮음을 리워드를 통해서 넘어서도록 하려는 것이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의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여 적절한 보상 수준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바이털리티는 사용자 등급에 도달하기 위한 포인트 수준과
각 활동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포인트를 조절하고
리워드 파트너들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 일부 정책을 변경해서 상위 등급 달성이 다소 어려워졌는데
가입자들이 온라인 게시판에서 이런저런 의견을 나누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선 포스팅에서도 다루었지만 심박수 측정이 가능한 장비를 착용하고 운동하거나
공식 기록 계측이 가능한 이벤트에서 운동한 것에 대해서만 많은 포인트를 인정해줌으로써
건강 증진을 위해서 실제 노력한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바이털리티 프로그램과 같은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목적으로
1. 의료비 절감
2. 건강한 가입자의 선별 유치
3. 일반적인 마케팅 효과
세가지를 들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바이털리티 프로그램은 일부 가입자의 건강 행동을 유도해서
의료비 절감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입자의 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디스커버리는 아래와 같이 젊은 가입자 유치에 성공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는데
기존 가입자의 의료비 절감 보다는 건강한 가입자를 선별 유치하는 것이
더 큰 재무적 성과를 가져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건강 행동을 유도하는데 있어서 단기적인 리워드 프로그램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워드보다는 건강 행동 자체를 정밀하게 설계해서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도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어 보험회사들이 바이털리티와 같은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대규모 가입자가 있는 회사가 실시했을 때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아울러 다양한 상품을 교차판매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작년 11월 SK 텔레콤과 CJ가 헬스케어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SK텔레콤은 올 1분기 출시 예정인 스마트밴드2를 비롯해서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CJ는 이와 연결될 수 있는 전용 앱을 서비스할 것이라고 합니다.
전용앱을 통해서 측정된 운동량과 체중 감량수치 등은 CJ원포인트로 전환되어
소비자는 이를 CGV, 올리브영, 빕스 등 CJ 계열사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때, CJ가 지급하는 포인트에 대한 대가를 누군가 지불해야할텐데
가입자가 건강해지면 돈을 벌 수 있는 보험회사들을 끌어들여서 이를 부담하시키거나
SK 텔레콤 혹은 CJ의 마케팅 예산으로 지불해야할 것입니다.
과연 바이털리티처럼 보험회사와 파트너사, 웰니스 프로그램이 모두 웃을 수 있는 파트너쉽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One thought on “웰니스 프로그램 바이털리티에 대한 고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