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MSS 2016에서 보고 들은 것들 정리

HIMSS 2016

HIMSS는 Healthcare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s Society의 약자로

세계 최대의 헬스케어 IT 학회입니다.

AMIA (American Medical Informatics Association: 미국 의료 정보 학회) 같은 곳이 학술적인 부분에 집중한다면

HIMSS는 관련 회사 및 실무에 초점을 맞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약간의 학술 + CES와 같은 분위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2011년에 올랜도에서 있었던 행사에 참여했으며

이번에 라스베가스에서 있었던 HIMSS 2016에 다녀왔습니다.

 

전체적인 느낌부터 말씀드리자면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HIMSS가 mHealth Summit을 인수했기 때문에

HIMSS에서 모바일 헬스케어 부분을 강화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HIMSS 자체는 EMR, PACS 및 각종 데이터 분석과 같은 의료 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회사 부스를 가도 대개 컴퓨터 모니터만 놓여있을 뿐 크게 눈에 띄는게 없었습니다.

그리고 교육 세션도 제목은 좋지만 내용은 대단찮은 사기성 세션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HIMSS에 가면서 앞으로 매년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2~3년에 한번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내년에는 올랜도에서 열립니다.

 

그 와중에 줏어듣고 구경한 것 몇가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1. Population health management의 발전

Population health는 정의하기가 좀 애매합니다.

기존 의학이 한명한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Population health는 다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해서  위험 요인을 관리하거나

치료 내용을 최적화함으로써 집단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어떤 병원에 다니는 환자 중에서 꼭 먹여야하는 약을 먹지 않는 사람들

혹은 받아야 하는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찾아내서

이들에게 해당 치료를 제공하도록 하여 전체적인 진료 성과를 끌어 올리는 것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하기위해서는 환자 진료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하여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EMR 회사들은 물론 다양한 IT 회사들이

Population health management  솔루션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Population Health management 자체는 새로 나온 개념은 아닙니다.

과거부터 있던 개념이고 제가 HIMSS 2011에 갔을 때에도 많은 회사들이 이를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더 많은 데이터가 모이고 분석 기술이 좋아지면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데이터 교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자 진료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가 모일 수록 더욱 적합한 진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미국에서 오바마케어의 일환으로 EMR 도입 수준에 대해서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는데

meaningful use Stage 1,2,3라고 하는 단계적 목표가 있고

그 중 EMR간의 정보 교류를 가능하게 해주는 Interoperability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기까지는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일텐데

이번에 알게된 것은 개별 보험회사들의 청구데이터를 모두 공개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라는 점입니다.

All Payer Claims Databases (APCDs)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2015년 기준 미국 전체에서 7개주를 제외한 주들이

주정부 주도로 APCDs를 공개하기 위한 법을 통과시켰거나 통과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어떤 병원이 위치한 지역의 진료 내용에 대한 데이터가 모이게 되어

지역 내에서 특정 병원이 어느 정도로 잘하고 있는 지 어떤 점이 부족한 지를 손쉽게 잡아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보험공단과 심평원이 모든 데이터를 쥐고 있기 때문에

미국처럼 여러 보험자가 존재하는 나라에 비해서 데이터 수집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제 더 이상 유리하다고 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Population health management와 관련해서 또다른 흥미로운 점은

솔루션 제공 업체들이 outcome-based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오바마케어로 인해서 병원이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을 때

진료 성과에 따라서 (outcome-based) 인센티브나 페널티를 부과받는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제 병원이 환자 관리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 제공 업체들도 outcome-based를 표방하고 나선 것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로의 진출을 선언한 필립스 회장이 연설에서 outcome-based를 언급하였고

앱을 통한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Omada health역시 가입자의 체중 감량 정도에 따라서

보수를 받는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즉 과거에는 의료비 증가에 대한 위험 부담을 주로 보험사가 졌는데

이제 의료기관을 거쳐 개별 솔루션 제공 업체로 위험이 전가 또는 분산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디지털 헬스케어 비지니스 모델에 대한 강연

Norwest Venture Partners라는 비교적 소규모 VC의 파트너의 강연이 흥미로웠습니다.

파트너가 MD, MBA 학위를 가진 분이라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제 페이스북에 강의 슬라이드를 촬영한 사진을 올렸는데

페이스북의 사진 업로드 해상도가 좋지 않아서 새로 정리했습니다.

Digital healthcare: Evolving business models이라는 제목의 강연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의 비지니스 모델은 물론 투자자 관점에서 투자할 회사를 고를 때

어떤 점을 보아야하는 지를 잘 정리한 내용이었습니다.

위의 링크에 강의 슬라이드를 촬여한 것을 정리해 두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원격진료 관련

저는 병원들은 굳이 원격진료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원격진료를 했을 때 경제적으로 손해가 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원격진료라는 것도 결국 대면 진료와 마찬가지로 의사가 물리적으로 시간을 내어서 환자를 보아야 합니다.

즉 환자가 내 앞에 앉아 있느냐 아니면 모니터 안에 있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의사가 진료를 봐야 하는 것입니다.

대형병원 의사의 입장에서는 진료실의 환자 한 명을 볼 때와 원격진료로 환자 한 명을 볼 때는 똑같이 시간을 써야 하는 것입니다.

원격진료의 경우, 의사소통에 제한이 있어서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할 지도 모릅니다.

 

대형병원 의사가 진료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원격진료 하는 시간은 대면 진료할 수 있는 시간을 잡아먹게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대형병원은 외래 진료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직원들의 급여뿐 아니라,

병원에 설치되어 있는 CT, MRI의 비용도 지불해야 하고,

중환자실과 응급실을 운영하는 비용도 지불해야 합니다.

따라서 대형병원 입장에서는 외래를 방문한 환자가 아무 검사도 하지 않고

의사 진료 후에 처방전만 받아서 가면 손해입니다.

 

그런데 2015년 6월에 미국 유수의 종합병원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오하이오주 주민을 대상으로 원격진료를 제공한다고 발표하여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종합병원이 원격진료를 제공할 유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았는데 HIMSS의 교육 세션에서 이에 대한 내용이 나왔습니다.

Telehealth Program Strategies and Business Plans Revealed라는 제목의 강연으로

(링크를 누르시면 강의 슬라이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오레곤, 워싱턴, 하와이에서 다수의 병원을 운영하는

Adventist Health라는 의료기관 네트워크에서 발표하였습니다.

 

이 병원은 원격진료를 통하여 시골 지역에 전문의 진료를 제공함으로써

1) Rural Health Clinic Reimbursement를 통해

시골지역 환자에게 진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가산 수가를 지급받고

2) 별도의 Grants를 받으며

3) (해당 네트워크에서) 환자가 유출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추가 매출을 올리게 됩니다.

 

3)만으로는 부족하며 1), 2)에 해당하는 보상이 있기 때문에

원격진료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에서 대형병원들이 일반적인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진료를 제공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기타 잡다한 것들

1) 작년에 IBM이 클라우드 기반의 PACS 회사인 Merge healthcare를 $1 Bil에 인수한 것은 유명한 사건입니다.

인공지능 IBM 왓슨에 의학 영상을 학습시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궁금했던 것이 PACS회사를 인수한다고 해도

영상 이미지의 소유권은 개별 병원 및 환자에게 있을텐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미지 사용권을 확보할 것인지 하는 점이었습니다.

 

이번에 IBM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Merge는 병원들에게 PACS를 제공하면서

의학 영상을 연구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IBM 왓슨에게 영상을 학습시키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2) portable 망막촬영기 Retinavue

예전에 Peek vision이라는 단체에서 갤럭시S3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망막 촬영 및 다양한 시력 검사를 할 수 있는 Peek라는 장비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출처: zdnet.co.kr
출처: zdnet.co.kr

 

좋은 시도이지만 망막을 정밀 진단하기에는 해상도가 떨어져서

개발 도상국에서나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의료기기 회사인 Welch Allyn에서 1차 진료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내놓았습니다.

RETINAVUE (source: www.welchallyn.com)
RETINAVUE (source: http://www.welchallyn.com)

Retinavue라는 이름의 제품으로 Peek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는 않으며 전용 카메라와 같은 형태의 제품입니다.

1차 진료 의사가 위와 같이 촬영하면 이미지 해상도가 얼마나 좋은 지를 수치로 표시해 줍니다.

전시장에서 이 제품의 담당 직원이 아닌 사람이 찍었음에도 90점 정도로 나오는 것으로 보아서

손쉽게 쓸 수 있어 보입니다.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는 1차 진료 의사가 이렇게 망막 사진을 찍어서

Welch Allyn 시스템을 통해서 계약된 안과 의사에게로 보내면

안과 의사가 판독해서 결과지를 보내주게 됩니다.

의료에서 정확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Peek와 같은 제품 보다는 Retinatue와 같은 전용 제품을 우선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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