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디지털 헬스케어 비지니스 현황 (2): 제약회사

지난 번에 다룬 보험자들 관련 비지니스 상황에 이어서 제약회사들 상황에 대해서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과거 제 블로그 및 책에서 제약회사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서 여러 글을 썼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생각을 정리하는게 좋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예전 글을 다시 읽으면서 글 쓰는 시점을 기준으로 제약회사와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간에 가능한 협업 사례 위주로 다루었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실질적인, 즉 제약회사들이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고 비지니스를 하려는 영역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제약회사 내부 사정을 알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기 때문에 제약회사들이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는 영역을 짚는 것은 조심스럽습니다. 완전히 엄한 소리를 하지 않기 위해서 우선 지난 3년간 대표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매체인 mobihealthnews.com에 실린 제약회사 관련 기사들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하나하나 다 읽는 것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각 분기마다 제약 관련 뉴스를 정리하는 기사들을 주로 보았습니다. 많은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정보, 뉴스가 그렇듯이 이 가운데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살짝 간보는 정도의) 파일럿 테스트가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제약회사로 부터의 투자 혹은 인수를 중심으로 하고 여기에 더해서 다수의 제약회사가 관심을 가진 영역을 다루어 보았습니다.

여전히 외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뉴스 및 회사의 공식 서류, 각종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내용들에 바탕을 두고 생각을 정리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다른 글도 마찬가지이지만) 저만의 망상일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 염두에 두시면 좋겠습니다.

제약업계 전체로 놓고 보면 지난번에 다룬 보험자들에 비해서 좀 더 활발하게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와 교류하고 있습니다. 보험자의 경우 직접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돈을 댈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면, 제약회사의 경우 그동안 해오던 활동에 디지털 헬스케어를 접목해서 직접적으로 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제약회사가 관심을 갖는 영역

제약회사가 관심을 갖는 영역은 크게 다음 네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 임상 시험에서 비용 절감: 원격 임상 시험 시행
  • 임상 시험에서 비용 절감: 환자 모집
  • 복약 순응도 개선
  • (약물 포트폴리오의 대상이 되는) 질병 관리

이번 글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하거나 기존의 약물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구실이나 스타트업들 가운데 관련된 연구를 표방하는 곳이 다수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성과를 거둔 곳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다만,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서 불과 46일만에 신약 후보 물질을 디자인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는 등 그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신약 개발에는 1조 이상의 엄청난 돈이 들어가며 그 중 상당수는 임상 시험에 들어갑니다. 따라서 제약회사는 임상 시험에서의 비용 절감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하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제 블로그에서 몇 편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1. 환자 모집
  2. 애플 리서치킷
  3. 원격 임상 시험
  4. 임상 시험에서 웨어러블의 활용
  5. 임상 시험 데이터 분석

원격 임상 시험

처음 살펴볼 것은 원격 임상 시험입니다. 위의 글 가운데 ‘2. 애플 리서치킷’과 ‘3원격 임상 시험’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임상 시험과 관련한 대표적인 기술 회사는 Medidata입니다. 엄밀하게는 ‘원격 임상 시험’ 회사라기 보다는 임상 시험 운영을 위한 기반 기술을 Soft as a service로 제공하는 회사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제약회사와 병원이 임상 시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2009년에 나스닥 주식 시장에 상장하였고 2018년 매출이 $636Mil에 달하며 25대 제약회사 가운데 18곳이 고객사라고 합니다.

본업이 ‘원격 임상 시험’에 가까운 회사로는 Science 37이 있습니다. 환자 모집에서부터 screening, 임상 시험 참가자들의 입력 데이터 관리, 참가자와 임상 시험 사이트 간의 의사소통 지원, 약물 복용 reminder 등 원격 임상 시험 운영을 위한 제반 기능을 제공하여 더 많은 참가자들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피부과 의사에 의해 설립되어 처음에는 피부과 영역의 임상 시험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합니다. 오츠카제약과 정신과 및 behavioral health 영역 (2017.12), 노바티스와 피부과, 신경과, 항암제 영역 (2018.3), UCB와 신경과 및 면역학 영역 (2018.3), 베링거잉겔하임과 협력 (2019.1)하는 등 다양한 제약회사와 여러 치료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Science 37이 실시한 최초의 전면 원격 임상 시험 (1st fully virtual clinical trial)에 대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Microbiome 치료제 회사인 AOBiome의 여드름 치료제에 대한 Phase 2b 임상 시험
  • 7개월에 걸쳐 8000명의 참가자를 screening하여 372명이 임상 시험에 참여하게 됨. 일반적인 임상 시험에서 걸리는 기간의 절반 정도라고 함
  • 다른 연구 대비 비백인 참여 비중이 높았음
  • 참가자는 (데이터 플랜에 가입된) 아이폰을 지급받고 12주에 걸쳐서 하루에 두번씩 스프레이 기반의 치료제를 뿌렸으며 이후 4주간의 추적 기간을 가짐
  • 참가자들은 24/7으로 (임상 시험 센터 방문 없이) 연구자와 소통 가능했음

이 연구의 경우 환자의 증상을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판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전면 원격 임상 시험을 하기에 수월했을 것입니다. 다른 분야는 병원에서 검사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전면 원격 임상 시험은 힘들겠지만 그 일부만을 원격화 한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 및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Science 37이 원격 임상 시험 전반을 다루는 기술회사라면 MC10은 임상 시험 중 원격 모니터링에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Vital sign, 활동, 자세, 수면에 걸친 44가지 신호를 수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회사는 처음에는 피부 부착이 용이한 flexible, bendable 디지털 헬스 센서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2017년에는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과 협력해서 자외선 웨어러블 센서인 My UV patch라는 제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후 임상 시험에 특화된 제품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BioStamp nPoint는 임상 시험에 사용하는 용도로 만들어졌으며 2018년에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UCB 제약과 파킨슨병 임상 시험에서 현재 주력 제품의 과거 버전으로 짐작되는 제품을 사용했으며 최근에는 AbbVie 제약과 다발성 경화증 임상 시험에서 BioStamp nPoint를 사용하기 위한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Science 37에 비해서 제약회사들과의 접점이 아직 적지만 ‘임상 시험에 사용될 수 있는 웨어러블’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임상 시험 환자 모집

제약회사들이 관심을 갖는 또 다른 임상 시험 관련 영역은 환자 모집입니다. 시간이나 돈으로 따졌을 때 임상 시험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블록버스터 시대가 끝나고 극히 세분화된,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를 가진 드문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물이 주된 개발 목표가 되면서 해당 임상 시험에 참여시킬 수 있는 환자를 찾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GSK가 소비자 유전체 회사인 23andMe에 $300Mil을 투자한 것도 이런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3andMe의 경우 다양한 제약회사와 협력을 해왔고 한때 독자적으로 (신약) 연구를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GSK의 투자를 받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독자적인 연구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GSK가 투자 뉴스를 알리면서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아래와 같은 영역에서의 협력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정밀 의약품 개발을 위한 target 선정 능력 향상
  • Targeted treatment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군 선정 지원
  • 임상 시험에 참여할만한 환자군 선별 및 참여 유도

이 가운데 특별히 강조되는 영역이 환자군 선별 입니다. GSK는 LRRK2 유전자 변이가 있는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하는 LRRK2 억제재 약물을 개발하고 있는데 23andMe은 이미 기존 유전자 분석을 통해서 수천명의 환자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환자들은 해당 약물 임상 시험에 관심이 클 가능성이 높으므로 임상 시험에 참여시키기는 그리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블록버스터 약물 시대가 끝나고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식의 희귀 질병을 대상으로 한 약물 개발이 늘어나면서 임상 시험에 참여시킬 환자를 구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희귀 질병 환자 특히, 특정 유전자 이상을 가진 환자를 확인하고 그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제약회사 입장에서 귀중한 자산이 됩니다. GSK가 제시한 세 분야의 협력 가운데 위의 두가지는 잘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에 가까워 보이며 세번째의 임상 시험 환자군 선별이 현실적인 목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23andMe의 경우 유전체 데이터에 더해서 사용자에게 이메일 push를 통해서 (질병 유무 등과 같은) 표현형 데이터를 수집하기 때문에 이는 제약회사 임상 시험 대상자 선정에서 매력적인 데이터베이스가 됩니다. 전체 사용자의 80%가 연구 참여에 동의했기 때문에 데이터 활용에 이슈가 없기도 합니다.

23andMe와 같이 임상 시험에 참여할 환자 데이터 비지니스를 하는 대표적인 곳이 Patientslikeme 입니다. 희귀 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티로 환자들이 자신의 질환 경과에 대한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남기고 서로 교류하는 플랫폼입니다. 노바티스, UCB, 제넨테크, AstraZeneca, Shire 등의 제약회사와 협력했습니다.

2017년 중국의 헬스케어 데이터 회사인 iCarbonX가 Patientslikeme에 투자한 것도 (당시 전체 투자 금액 $100Mil 가운데 상당액이 iCarbonX가 댄 돈이라고 추정됩니다.) iCarbonX 입장에서는 미국 환자 데이터를 추가하고, 특히 희귀병 환자 데이터를 추가하기 위한 목적이 커 보입니다. iCarbonX의 경우 유전체에서부터 일상 생활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환자의 모든 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Digital Me’라는 전략을 표방합니다. Patientslikeme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전체 데이터와 같은 추가 데이터 분석을 제안하여 데이터 베이스를 확충하려 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Patientslike 홈페이지에 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나옵니다.) 물론 제약회사 임상 시험 환자 모집에 이 데이터를 사용하고자 하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올 6월에 미국의 보험회사인 UnitedHelath Group에서 Patientslikeme를 인수하면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 회사의 미국 회사 투자를 어렵게 만들면서 (중국 모바일 대기업인 Tencent가 iCarbonX의 대주주입니다.) 이를 기회로 UnitedHealth group이 나선 것입니다. 보험 회사가 직접 Patientslikeme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고 회사의 연구 조직이 익명화된 데이터를 활용하겠다고 내세웠지만 프라이버시와 관련해서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병원 의무기록, 청구 데이터 등의 데이터가 없는 환자가 스스로 기록한 데이터가 보험회사에 어느 정도로 구체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의구심이 듭니다. Patientslikeme의 데이터 특성으로 보았을 때 보험사 보다는 제약회사에 유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지 지켜볼 일입니다.

이외에도 몇몇 회사들이 환자, 특히 드문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커뮤니티, social network를 만들고 있습니다. MyHealthTeams 회사는 현재까지 33개의 질환에 대한 social network를 만들었는데 이 중 강직성 척추염 (Spondyloarthritis) network를 만들 때는 UCB 제약과 협력하기도 했습니다. Belong.life의 경우 암환자를 대상으로하고 있으며 아직 제약회사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공개된 바 없습니다.

지금까지 최근에 제약회사에서 임상 시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과 협력한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에는 ‘약을 더 팔기 위한’ (어디서 약을 팔고 있어!!) 협력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복약 순응도 개선

대표적인 것이 복약 순응도 개선입니다. 질병 관리와 관련해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제대로 진단받고 처방한 약을 환자가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서 질병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것도 문제이고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매출 증대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많은 의사들이 외래 진료보러 온 환자에게 약 처방을 하는 시점에 ‘선생님, 지난번 처방해주신 약 아직 한달치 남아 있으니까 한달치 빼고 처방해 주세요’는 말을 듣곤 합니다.

제약회사가 복약 순응도 개선을 위해 협력하는 대상은 약물 자체 혹은 약물을 사용하는 용기에 센서를 탑재하는 기술을 가진 회사입니다.

약물 자체에 센서를 탑재한 거의 유일한 사례가 Proteus입니다. 센서가 탑재된 약을 먹었을 때 나오는 신호를 추적하여 약물 복용 여부를 알려줍니다. 오츠카제약의 정신과 약물인 Abilify에 센서를 탑재하여 Abilify Mycite를 출시했으나 제대로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한달치 약값이 1650달러로 제네릭의 한달치가 약값인 20달러보다 훨씬 비싼 반면, 아직 약물 순응도를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실제로 이 약의 라벨에는 ‘환자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증거가 확립되지 않았다’고 나와 있습니다.

최근 Proteus 회사와는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 결핵 환자에서 Proteus 센서 사용이 사람이 약물 복용을 직접 확인하는 방법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우수한 복약 순응도를 보여주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공중 보건 차원에서 국가 예산으로 Proteus 기술을 사용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겠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Proteus 회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충분히 비싸서 복약 순응도 향상이 제약회사 수익에 도움이 되는) 약물을 선정하여 복약 순응도 향상을 입증할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 Proteus 센서와 관련해서 인체 내로 들어가는 센서와 관련된 프라이버시 침해 이슈도 계속 제기됩니다. 또 한가지 문제는 이 약이 과거 정신분열병이라고 불린 조현병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조현병 환자가 센서가 탑재된 약을 복용했을 때 조현병 증상의 하나인 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보험 적용과 관련해서 센서 가격이 충분히 싸다면 오츠카제약 측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겠지만 현재 가격으로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Proteus의 경우 초기에는 임상 시험 시장을 고려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상당 기간 일반 환자 보다는 보다 지불 의향이 높은 임상 시험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약물 자체가 아닌 약물 주입 용기에 센서를 탑재하는 기술을 가진 회사들은 많습니다. 용기 사용 여부를 추적하여 약물 복용 여부를 알려 줍니다. 흡입제 및 주사제 형태로 된 약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주입 용기의 가격이 이미 약값에 반영되어 있고, (복용하는 Proteus에 비해서) 센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이기 때문에 제약회사가 1차로 비용을 부담하고 이를 보험회사에 떠 넘기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이 영역에서는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서 사용하는 흡입기에 센서를 탑재한 회사들이 다수 눈에 띕니다. 대표적인 회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Propeller health: 노바티스, GSK 등과 협업. 흡입약에 스마트 흡입기를 결합하여 제품으로 출시함. 올해 1월에 호흡기계 전문 의료기기 회사인 Resmed에 인수됨.
  • Gecko Health Innovations: 2015년 제약회사 Teva에 인수됨. ProAir Digihaler와 AirDuo Digihaler에 대한 FDA 허가 받음.
  • Adherium: AstraZeneca, GSK와 협업. 두 회사의 흡입약에 스마트 흡입기를 결합하여 FDA 허가 받음.
  • Inspiro Medical: 2014년 Opko Health 제약이 인수.
  • Amiko: 2018년 Drug delivery 회사인 Sanner가 투자

이 회사들 가운데 Teva가 만든 제품이 흥미롭습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 흡입기는 흡입기 사용 여부를 추적하는데 집중합니다. 테바의 경우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최근에 허가를 받은 AirDuo Digihaler에는 간이 폐활량 검사라고 할 수 있는 peak inspiratory flow rate 측정 기능을 탑재시켰습니다. 얼마나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이런 식의 질병 경과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면 제약 회사 독자적으로 환자의 질병 상황에 대해서 더욱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제약회사가 늘 희망해왔던 것처럼 최종 사용자인 환자와 더 많은 접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Propeller health의 제품들: 스마트폰 좌측이 Spirometer, 우측 네가지가 스마트 흡입기

참고로 이 업계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Propeller health의 경우 스마트 흡입기와 별도로 간이 폐활량 검사기 (Spirometer)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별도의 장비를 제공할 경우 실제 사용률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리고 Propeller health는 올 초에 환자들이 Propeller app을 떠나지 않고도 약국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처방전 refill, 인근 약국 찾기, 원격진료를 통한 약사 연결 등의 기능이 제공된다고 합니다. 제약회사를 기본으로 하고 약국과의 협력을 늘리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흡입제 이외의 영역에서도 약물 주입 용기에 센서를 결합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스마트 인슐린 주사기: 노보노디스크에서 출시. Abbott Freestyle libre와 연결 시키겠다는 계획 발표
  • 스마트 베타세론 주사기: 바이엘에서 출시. 다발성 경화증 치료 약물인 베타세론에 사용하는 스마트 주사기와 동반 앱 (myBeta app)을 출시
  • 스마트 안약통: Kali care 회사는 안약통에 결합시키는 센서 제작. 약물 전달 시스템 (이라기 보다는 약품 용기 전문 회사에 가까운) Aptar와 협력. 주로 임상 시험 환경을 주요 시장으로 함.

약물 투입 방법이 아닌 일반적인 약통이나 앱을 통해서 복약 순응도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많습니다. 흥미롭게 2018년 2분기에 관련 뉴스가 많았습니다.

  • Medisafe: 복약 순응도 증진 앱 회사. 베링거잉겔하임에서 Pradaxa 약을 복용하는 환자를 위해 앱 사용 확대.
  • Sempre Health: ‘행동 기반 헬스케어 가격 플랫폼’ (‘behaviour-based healthcare pricing platform’)으로 노보노디스크의 당뇨약을 사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복약 순응도에 따른 가격 할인 혜택 제공
  • Biogen: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서 질병 정보, 증상 기록, 약속 관리에 더해 약 복용 시기 알림 등을 제공하는 Aby 앱 출시

이 가운데 Sempre Health의 서비스가 흥미롭습니다. 환자가 제 때 약을 먹고 처방전을 refill하면 약품 가격을 할인해줍니다. 회사 홈페이지에서 보면 약을 제 때 복용하는 지 여부를 추적하는 기술이 있지는 않은 것 같고 처방전을 제 때 refill하는 것을 기준으로 할인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약 판매를 늘이려는 제약회사 및 환자 치료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 (outcome-based) 의료 기관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약회사는 일반적으로 자사의 특정 약물과 연계되는 제품을 선호하지만 여러 약품과 연계할 수 있는 제품과의 협력 사례도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Pfizer는 Popit 회사와의 협력을 발표했습니다. Popit은 알약 시트에 끼우는 클립형 센서를 만듭니다. 다양한 복약 순응도 개선 제품을 봤지만 이 회사 제품은 가장 독특합니다. 여러 회사 제품과 연계할 수 있기 때문에 제약회사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질병 관리

마지막으로 제약회사가 관심을 갖는 영역은 질병 관리입니다. 자사의 약물이 대상으로 하는 질병 관리를 돕는 것입니다. 환자의 질병 관리를 돕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당 약물 복약 순응도도 향상될 수 있을 것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유용한 앱이 있는 약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는 약물의 DTC 광고가 허용된 미국에 해당됩니다.

2017년 이후 제약회사들이 디지털 헬스의 질병 관리 영역에서 벌인 주요 활동을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이 글 초반에 설명한 것처럼 mobihealthnews의 분기별 제약 분야 뉴스 정리 기사를 기반으로 했고 2019년 3분기는 별도로 정리했습니다. 일부 빠진 기사들은 있겠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보기에는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점차 제약회사들이 독자적으로 질병 관리 디지털 툴을 만드는 경우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앱 하나 만드는 거야 뭐’하는 심정으로 자체 개발 혹은 외주를 주다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질병 관리 앱의 경우 단순히 질병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담는게 문제가 아니라 사용성을 높여 지속적으로 질병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이 생각보다 힘들기 때문입니다.

질병 관리 영역에서 제약회사와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의 협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Noom과 Novo Nordisk 그리고 Pear therapeutics와 Sandoz입니다. (Disclaimer: 저는 Noom의 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체중 감량에 초점을 맞춘 Noom은 Novo Nordisk의 비만 치료 주사제인 삭센다와 Fit이 잘 맞습니다. 원래 Novo Nordisk는 삭센다케어라는 (삭센다를 사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체중 감량과 관련한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삭센다케어 코치라는 체중 감량 전문가와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Novo Nordisk는 사용자가 삭센다케어 코치 이외에 Noom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하였고 이를 확대하는 파트너쉽을 맺었습니다. Noom은 기존 제품에 약물 복용 reminder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Pear therapeutics는 요새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한참 각광을 받고 있는 디지털 신약 (Digital Therapeutics: DTx) 분야를 선도하는 회사입니다. DTx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에 다른 글에서 다루려고 합니다. Pear는 두개의 제품에 대해 FDA 승인을 받고 시장에 출시하였습니다. reSET은 약물 중독 (Substance Use Disorder)를 reSET-O는 마약 중독 (Opioid Use Disorder)를 각각 대상으로 합니다. 두 제품 모두 Novartis의 자회사인 Sandoz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습니다.

reSET의 대상인 약물 중독의 경우 기존 치료법이 대개 약물 사용 보다는 행동 치료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제약회사와의 접점이 약합니다. (중독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약을 쓰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reSET-O의 대상인 마약 중독의 경우 기존 치료법이 buprenorphine 등의 약물을 사용하기 때문에상황이 다릅니다. 그리고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reSET-O의 파트너인 Sandoz는 지난 2월에 buprenorphine이 포함된 제네렉 약품을 출시했습니다. reSET-O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쓸 수 있기 때문에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Sandoz의 약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Sandoz에서 언제든지 자사 약물에 대한 동반 앱으로 reSET-O를 활용할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프랑스이 DTx 회사인 Voluntis는 당뇨 관련 DTx 두개를 출시했습니다. Type 2 DM을 대상으로 한 Insulia와 Type 1 & 2 DM을 대상으로 한 Diabeo입니다. 둘 다 인슐린을 사용하는 당뇨 환자에서 당뇨병 관리 및 인슐린 용량 조절을 도와주는 제품입니다. 두 제품 모두 Sanofi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데 reSET-O와 마찬가지로 파트너사인 Sanofi의 인슐린 제품과 직접 연결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Pear와 Voluntis의 제품들 모두 특정 약물의 동반 앱으로 사용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파트너 제약회사는 기존의 약물 판촉 채널을 통하여 약물과는 별개로 DTx의 확산에 나서고 있거나 예정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난 글에서 다룬 것처럼 보험 적용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 DTx의 독자적인 확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큽니다.

DTx를 동반 앱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또 다른 장벽이 있는데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의사가 별도로 앱을 처방하지 않으면 약물과 함께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스마트 흡입기나 스마트 주사기는 약물을 처방하면 센서가 저절로 따라가며, 앱은 환자가 다운받으면 되는 반면, 앱 형태의 DTx는 약과 별도로 처방을 해야합니다. 특히, 의사가 앱 처방 후에 환자의 사용 데이터를 확인해야 하는데 아직 EMR과 연동되지 않아서 DTx 회사가 만든 별도의 포털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고 EMR과 연동된다고 해도 (안그래도 바쁜 의사가) 기존에 다루지 않던 형태의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은 상당히 번거러운 일입니다. 상당 기간 의사는 DTx와 같은 질병 관리 앱 확산을 촉진하기보다는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DTx와 제약회사 간의 협업은 간보기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질병 관리 영역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가 제약회사와 적극적인 협업을 기대하는 경우 앞에서 언급한 복약 reminder 기능은 기본이고 제약회사들이 원할만한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환자가 자가 주사제 사용하는 것을 돕는 것입니다. 넓게 보면 복약 순응도 개선과 연관된 이슈입니다. 삭센다나 인슐린과 같이 환자가 스스로 주사를 놓는 것은 약물의 수용을 저해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이의 해소에 도움이 된다면 유용할 것입니다. 셀트리온이 유럽에서 램시마SC (피하주사) 출시를 앞두고 여러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과 미팅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런 점을 염두에 두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부작용이 심한 약의 부작용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되는 기능도 유용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항암제입니다. 제약회사는 약물 사용과 부작용 관리를 도와서 해당 약물을 중단하는 환자가 줄어드는 효과를 노리게 될 것입니다.

앞서 다룬 보험자와 마찬가지로 제약회사도 환자를 포함한 헬스케어 업계 전체보다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원격 임상 시험, 피험자 모집, 복약 순응도 개선, 질병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의 비지니스 모델을 제약회사로 잡는다면 이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2 thoughts on “2019 디지털 헬스케어 비지니스 현황 (2): 제약회사

  1. ㅈㅏㄹㅛㄷㅡㄹㅇㅣ ㅈㅓㅇㅁㅏㄹ ㅈㅗㅎㄱㅜㄴㅇㅛ.
    ㅂㅏㄷㅇㅏㅂㅗㄱㅗ ㅅㅣㅍㄴㅔㅇ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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