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 내 주요 디지털 치료제 제품의 비지니스 모델 현황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많은 기사가 나오지만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착각하기 쉽습니다. 특히, 미국의 xxx 보험이 xxx 디지털 치료제에 보험 적용해준다는 식의 기사는 정확히 어떤 종류의 보험에 대해서 해준다는 말인지를 잘 보아야 합니다. 미국의 보험사들은 다양한 종류의 의료 보험 상품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기사만 보고 아 미국에서도 보험사들이 다들 디지털 치료제에 보험 적용해주나 보다하고 생각하면 오해하기 쉽습니다. B2C는 오해의 소지가 없기 때문에 B2B 사례 중심으로 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다룬 사례들은 DTx Alliance 홈페이지에서 DTx coverage 사례로 다루거나 기타 검색을 통해서 알려진 것들입니다. 다른데 쓴 글을 옮기는 것이라 반말로 나갑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바와 같이 아직 제대로된 비지니스 모델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헬스케어 이해 관계자들이 제한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한 지불자로는 고용주,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병원-보험 복합체(Integrated Delivery Network)가 있고 직접적인 지불자는 아니지만 약제 관리 회사(PBM, Pharmacy Benefit Manager)나 의료기관이 제한적으로 도입하는 경우가 있다.
우선 고용주 기반 보험에 대해서 살펴보자. 고용주 기반 보험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되는데 고용주가 보험으로 인한 위험 부담을 스스로 지는 자가 의료 보험(Self-insured)과 외부 보험에 가입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보험인 완전 의료 보험(fully-insured)이다. 자가 의료 보험은 고용주가 원하는 것을 포함시켜서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는 여지가 큰 반면, 완전 의료 보험은 기존 보험에 가입하는 형태로 보험자의 입김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자가 의료 보험은 본격적인 보험이라기 보다는 직원 건강 관리 프로그램에 가까우며 완전 의료 보험은 일반적인 의미의 의료 보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아직 기존 보험이 보수적인 상황에서 디지털 치료제와 같은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은 완전 의료 보험보다는 자가 의료 보험 적용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두가지 보험 형태 모두 사보험사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아서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가 맺은 계약이 어떤 종류의 보험에 해당하는 지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오마다 사례를 보자. 2015년 오마다는 대표 제품인 당뇨 예방 프로그램을 Cigna 보험회사의 자가 의료 보험 고객사 4군데에게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2018년 9월 오마다는 이를 확대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완전 의료 보험까지 포함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한 기사에 따르면 시그나의 모든 지역 및 전국 고용주들에게 오마다의 당뇨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한다. 또, 2018년 11월 Priority Health 보험 가입자에게 오마다의 당뇨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대부분의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한다. 즉, 오마다의 당뇨 예방 프로그램은 자가 의료 보험으로 시작해서 완전 의료 보험으로 서서히 진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직 메디케어가 오프라인 당뇨 예방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보험 적용을 하고 온라인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고무적인 신호다.
오마다의 당뇨 관리 제품은 아직 자가 의료 보험 고객사 위주로 공급되고 있다. 2019년 11월 오마다는 비영리 보험인 미네소타주 블루크로스 블루쉴드Blue Cross Blue Shield of Minnesota와 제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기사 내용을 보면 자가 의료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제공한다고 한다.
이렇게 오마다의 사례를 보면 고용주가 신기술 의료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성과를 내면서 보다 보수적인 완전 의료 보험으로 확대해 나간다.
대표적인 만성 질환 관리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가운데 하나로 주식 시장에 상장한 리봉고도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포춘 500 대기업 가운데 30%의 자가 의료 보험에 당뇨 관리 프로그램을 공급한 것에 더해서 완전 의료 보험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 웰닥이 고용주 헬스케어 공동 구매 협회인 Business Health Care Group과 계약을 맺었고 Better therapeutics를 비롯한 몇몇 회사들이 Blue Shield of California가 제공하는 웰니스 프로그램 플랫폼인 Wellvolution에 포함되었다[vi]. Wellvolution 플랫폼은 자가 의료 보험과 완전 의료 보험 고객사 모두에게 제공된다고 한다.
다음으로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의 디지털 치료제 보험 적용 사례를 보자.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는 고령자를 위한 국가 보험인 메디케어의 한 종류로 보통 인두제 방식으로 운영된다. 메디케어를 운영하는 CMS는 계약된 개별 보험사에 가입자 1인당 1년에 일정 액수를 지급한다. 보험사는 그 돈을 가지고 가입자를 잘 관리해서 돈이 남으면 수익을 내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구조이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는 일정한 액수 범위 내에서 보험사가 알아서 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좀 더 재량권을 인정해 준다. 2018년 8월 스마트 흡입기를 만드는 프로펠러 헬스가 사보험사인 앤썸Anthem과 만성폐쇄성폐질환 관리를 위한 계약을 맺었는데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병원-보험 복합체(Integrated Delivery Network)는 Kaiser Permanente와 같이 병원과 보험을 동시에 운영하는 기관을 의미한다. 헬스케어에서 가장 중요한 두 종류 기관을 함께 운영하면서 서로 다른 이해 관계를 일치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인 보험보다 더욱 보수적인 경우가 많은데 의료 비용 절감에 관심이 많아서 카이저 퍼머난테의 경우 자체 벤처 캐피털 펀드 및 병원 조직을 통해서 여러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과 다양한 실험을 한다. 병원-보험 복합체가 디지털 치료제를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로 Highmark가 Palo Alto Health Sciences의 Freespira 제품을 도입한 경우가 있다. Kaiser Permanent도 자체 플랫폼을 통해서 여러 디지털 치료제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이 포함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외에 보험과 같은 직접적인 지불자가 아닌 헬스케어 이해 관계자가 디지털 치료제 도입 계약을맺은 사례를 살펴보자. 우선 약제 관리 회사PBM, Pharmacy Benefit Manager가 독자적으로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약물 공급 과정을 다루는 본연의 기능에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을 더해서 복합적인 건강 혹은 질병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약제 관리 회사는 프로그램 제공을 담당하며 고용주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디지털 치료제 처방 목록을 만든 Express Scripts가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중 하나가 호흡기와 관련한 Pulmonary Care Value Program이며 스마트 흡입기를 만드는 프로펠러 헬스 제품을 도입했다. 또 다른 PBM인 WellDyneRx는 당뇨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프랑스 발런티스의 인슐린 용량 조절 디지털 치료제인 인슐리아를 도입했다.
끝으로 의료 기관이 디지털 치료제 회사와 계약을 맺은 경우가 있는데 마약 중독 치료 기관인 Crossroads treatment centers가 업계 선도회사인 Pear therapeutics의 reSET-O를 도입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의료 기관이 마약 중독 치료와 같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때 보험 수가를 지불받게 되는데 이 계약을 통해서 reSET-O를 사용할 때 어떤 수가가 적용되는 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reSET-O는 약물 코드(National Drug Code: NDC)를 부여 받았는데 페어 테라퓨틱스는 약물로 보험 적용 받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아직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때, 마약 중독 치료 기관은 따로 reSET-O에 대한 보험 수가 적용 없이도 이를 진료 현장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reSET-O는 임상 시험에서 기존 치료에 더해서 사용하되 reSET-O를 사용하는 시간만큼 기존 치료 시간을 줄이는 환경에서 치료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즉, 의료진의 진료 시간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의료 기관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부담하고 리셋-오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기존 수가가 의료진의 진료 시간에 따라서 적용된다면 이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아직 디지털 치료제는 주류
의료로 완전히 편입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오마다의 당뇨 예방 프로그램과 리봉고의 당뇨 관리 프로그램의
고객이 자가 의료 보험에서 완전 의료 보험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머지 않아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년 내에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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