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와 프랑스에서의 디지털 치료제 (임시?) 수가 사례

독일의 디지털 치료제 수가에 대한 글을 쓰고 나서 좀 더 검색해보니 인근의 벨기에와 프랑스에서도 비슷해 보이는 제도를 운영 중인 것 같습니다. 단, 독일처럼 전체 시스템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자료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산발적인 자료를 엮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벨기에 사례

벨기에의 경우 모바일 헬스케어를 진흥하기 위해서 mHealth Belgium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모바일 헬스를 평가하기 위해서
Validation pyramid라는 프레임워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Level 1(M1): 의료 기기로 CE marking 받은 후 벨기에 정부에 신청

Level 2(M2): M1 달성 후 위험도 및 ‘connectivity of its application to the basic services’에 대한 평가를 받음

Level 3(M3): M2 달성 후 사회-경제적 가치를 입증하는 경우로 국가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음

현재, 21개의 앱이 등재되어 있는데 Level 2 등급이 4개이고 나머지는 모두 Level 1등급입니다. M2 등급으로 등재된 최초의 앱 2개 가운데 하나로 MoveUp이라는 디지털 치료제가 있습니다. 무릎 및 엉덩이 인공관절 수술 전/후 재활치료를 위한 앱입니다. 이 앱은 벨기에에서 최초로 보험 적용을 받게 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아직 일반적인 의미의 보험 적용은 아닙니다. 1단계가 2020년 10월 1일 시작되는데 15개 병원에서 실시되는 임상 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들에게만 적용됩니다. 우선 보험에서 임상 시험에 사용되는 앱의 가격 지불하는 것으로 보이며 임상 시험 비용을 댄다(INAMI is funding this study)는 표현도 나옵니다. 그리고 2단계로 2021년 9월부터는 다른 환자들에게도 보험을 확대한다고 합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독일 시스템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은 경우와 유사해 보입니다. 그런데 11개월 간의 임상 시험이 끝나자마자 바로 보험 적용을 확대한다고 하는 것은 언뜻 이해가 안됩니다. 임상 시험 결과를 정리해서 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한 상태에서 (Level 3에 해당하는) 보험을 적용해준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벨기에 정부가 이런 과정에 대해서 어떤 지침을 발표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프랑스 사례

2020년 7월 프랑스에서는 MOOVCARE POUMON이라는 DTx가 보험 적용을 받았습니다. Moovcare Poumon은 폐암 환자의 추적 관찰 과정에서 병의 재발과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는 용도라고 되어 있습니다. 환자가 증상 기록하도록 하는 앱으로 보이는데 이것만으로 폐암의 재발까지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험 적용 금액은 분기 당 500유로입니다.

이 회사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원문을 구할 수 없어서 Abstract만 보았습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 대상: Advanced nonprogressive stage IIA (TXN1)~IV 폐암 (근데 ‘Advanced nonprogressive’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 실험군은 매주 13가지 증상을 자가 보고 VS 대조군은 기존 치료만
  • 2년간 follow up했을 때
    • 실험군 사망률 47.5% VS 대조군 사망률 66.7%
    • 실험군 중위 생존 기간 22.5개월 VS 대조군 14.9개월

음. 앱으로 증상 모니터링해서 이런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쉽게 이해는 안갑니다만 어쨋든 이런 식으로 효과를 검증했다고 합니다.

수가 적용 과정을 보면 2019년 4월에 ‘National Commission for the Evaluation of Medical Devices and Health Technologies (Cnedimts) of the Haute Autorité de Santé (HAS)’라는 기관으로 부터 (이름만 보면 우리나라 NECA와 비슷한 기관인 듯?) Assessment of improvement of expected service (ASA) Level III로 평가되었습니다. 참고로 I이 가장 효용이 높고 V는 효용이 없으며 III은 moderate 정도라고 합니다.

이번에 수가 적용을 받는 것도 앞의 벨기에 사례와 비슷하게 정식 수가를 바로 인정 받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3년간 수가 적용 의료 기기 목록에 등재된다고 하며(on the list of reimbursable products and services (LPPR))이 기간 동안 등록 갱신에 대비해서 포괄적인 real-life study를 실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프랑스에서는 2018~2022년에 걸쳐서 원격모니터링 시범 수가(?)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참고 삼아 제 책에서 간략히 다루었던 내용을 첨부합니다.

실험적 원격 모니터링 프로그램ETAPES, Expérimentations de Télémédecine pour l’Amélioration des Parcours En Santé이라는 이름의 시범 수가 프로그램으로 ‘소프트 웨어 솔루션, 원격 모니터링, 치료적 지원’ 제공에 대해서 수가를 제공하는데 당뇨의 경우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 솔루션 제공자: 인슐린 주사 치료받는 환자 대상 6개월당 300~375유로
• 의료 공급자: 6개월당 의사 110유로, 기타 의료 인력 60유로
• 인센티브: 사전에 정해진 금액 이상으로 절감한 의료비를 회사, 의료진에 인센티브로 지급


대상 질환은 5가지로 심부전, 만성 신장질환, 호흡기질환, 당뇨병과 삽입형 심장 모니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해당한다. 발런티스 회사는 자사의 다이아비오와 인슐리아 제품이 이 수가를 적용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시범 수가이지만 메디케어와 마찬가지로 원격 모니터링에 전향적으로 수가를 적용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아직 미국에서도 모바일 헬스 서비스 혹은 DTx는 메디케어와 같은 초정통(!) 보험의 적용을 받고 있지는 못합니다. 메디케어는 코로나 상황에서 임시로 원격진료에 대한 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는 아직 모바일 헬스 서비스나 DTx까지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8월초에 메디케어에서 흥미로운 발표를 했습니다. 메디케어는 2018년부터 당뇨 예방 프로그램(Diabetes Prevention Program)에 대해 보험 적용을 시작하면서 오프라인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적용하고 모바일을 포함한 온라인 버전은 배제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3일, 오프라인 당뇨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에서 대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든 경우 온라인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임시 허용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에 한하며 순수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은 여전히 수가 적용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유럽 국가들의 선도적인 DTx 수가 적용 사례는 주목할만합니다. 특히, 지난 포스팅에서 다룬 독일과 이번에 다룬 벨기에, 프랑스 모두 ‘임시 수가 허용 -> 데이터 축적 및 효과 증명 -> 수가 갱신’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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