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비즈니스 (1): 처방 및 가격 정보

예전에 블로그에서 ‘저희는 데이터를 모읍니다’에 대한 고찰 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는 더 많은 데이터를 모을수록 (주로 인공지능을 통해서) 더 큰 효용이 생겨나는 데이터 네트워크 효과를 중심으로 다루었습니다.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헬스케어 데이터 기업을 표방하는 곳들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애매한 비즈니스 모델을 ‘저희는 데이터를 모읍니다’는 이야기로 퉁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현재의 의료 시스템에서 데이터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체적인 (=돈 되는) 가치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특히 회사 혹은 조직 내부 데이터를 통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경우보다는 외부 데이터를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경우를 중심으로 보겠습니다.

이 글은 주로 미국 시스템을 다룹니다. 헬스케어 데이터 비즈니스가 가장 활성화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의미가 있으리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일부 회사들이 미국에서 잘 나가는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접목하려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헬스케어는 로컬 비즈니스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말이 되는 모델이라고 한국에는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 글이 다 그렇듯이 전문가 분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실만한 내용인데 제가 찾아본 각종 기사 및 정보를 정리하려는 목적이니 별 내용 없어도 많이 화내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선 정밀 의료와 같은 환자 케어 영역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가치에 대해서 다루려고 합니다.

1.처방 정보

디지털 시대 이전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부터 가치를 인정받은 대표적인 헬스케어 데이터는 처방 정보입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로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 이라는 책을 보면 처방 정보 수집 및 판매와 관련된 각종 회사들의 역사가 상세히 나옵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수기로 기록하던 시절부터 약국, 병의원 등을 통해서 환자의 처방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 가공해서 판매하던 회사가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처방전 1건 당 일정 금액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처방 정보는 제약회사가 정확한 판매 실적을 파악할 때 유용합니다. 제약회사가 자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기본적으로 환자에 처방되어 판매된 실적이 아니라 도매상에 판매한 실적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도매상 판매 실적과 환자 처방 실적은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이겠지만 이것만으로는 정확한 영업 상황을 파악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세분화된 지역별 환자 판매 실적을 아는 경우 영업 사원별 실적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영업직의 특성상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중요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세밀하게 실적을 파악하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나 영업사원 개인 차원에서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한단계 더 나아가서 처방 정보가 판매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되면 금상첨화입니다. 처방약은 의사가 처방하기 때문에 판매=처방 실적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의사의 처방 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임상 연구를 통해서 약의 효과를 입증하고 의사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지만 이것만으로는 의사에 대한 맞춤형 영업이 힘듭니다.

이때 의사별 처방 패턴을 알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늘 우리 약을 많이 처방하는 의사, 한 때 우리 약을 많이 처방했으나 최근에 경쟁 약으로 바꾼 의사, 우리 약을 전혀 처방하지 않는 의사 등의 처방 패턴을 알 수 있다면 그에 맞추어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방 데이터 회사들은 개별 의사에 대한 처방 정보까지 수집합니다.

미국에도 HIPAA와 같은 의료 정보 보호 규정이 있는데 어떻게 가능할까요? 답은 HIPAA에서는 환자 정보만 비식별화하면 아무 문제 없이 쓸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즉 처방 의사 정보는 비식별화하지 않아도 됩니다.

IMS Health가 이 분야의 선두회사였는데 이 회사는 CRO인 Quintiles와 합병하여 IQVIA가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의 IQIVIA는 처방 정보외에도 뒤에서 다룰 정밀 의료 등 다양한 의료 정보를 수집 분석합니다.)

2. 가격 정보

가격 정보 서비스가 의미를 가지는 배경

미국에서 의미있는 또 다른 헬스케어 데이터는 가격 정보입니다. 한국 같이 국가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는 나라에서는 비급여 항목을 제외하고는 가격 정보는 의미가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미국처럼 각 주체간 계약을 기본으로 하는 나라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병원과 보험사간 계약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보험사와 병원간의 계약은 사적 주체 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계약 조건은 정하기 나름입니다. 이때, 수가를 비롯한 주요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벌어지는 현상 중에 하나가 공식 가격 (List price)과 실제 청구 가격이 큰 차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연예인 xxx가 미국에서 사고가 나서 병원에 갔는데 병원비가 몇억이 나왔다고 하더라에서 말하는 가격은 대개 List price입니다. 하지만 보험 적용 가격은 이보다 훨씬 쌉니다. 예전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약값도 마찬가지입니다. 약품 가격의 경우 사실상 PBM 이외에는 실제 거래되는 가격이 얼마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보통 의료서비스 가운데에서도 혈액 검사, 영상 검사와 같은 검사는 물론이고 심지어 응급실까지 병원과 독립되어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의사가 검사를 처방하면 병원 내에서 검사를 받는게 아니라 병원과 독립된 별도의 검사 센터로 가서 검사를 받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진찰비, CT 가격, 혈액 검사 가격이 모두 따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때마다 일일이 저렴한 곳을 찾는 것도 큰 일입니다.

이렇게 되니 각종 의료 행위 및 약품 가격 정보를 구하고자 하는 수요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병원 입장에서 보험사와 수가 계약을 맺을 때에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규모의 다른 병원들이 수가를 어느 정도로 책정하는 지를 알면 수가 협상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같은 지역 병원간에도 대장 내시경이나 CT 등 비교적 비교가 쉬운 의료 행위 가격이 큰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가격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공개하는 등의 행위를 보통 Price transparency라고 부릅니다. 가격 불투명성은 미국 의료비가 터무니 없이 높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히며 심지어 친기업적인 트럼프 대통령도 Price transparency initiative를 내세운 바 있습니다.

앞서 다룬 IQVIA 같은 회사도 Price transparency를 다루지만 관련해서 눈여겨 볼 만한 회사들이 소위 Patient Advocate 업계 회사들입니다. Patient advocate라고 하면 환자 단체 혹은 시민 단체의 냄새가 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영리 회사인 경우가 많고 환자들, 특히 회사 직원들이 복잡한 미국 의료 시스템을 헤쳐나가는 것을 도와주는 회사입니다. 고용주(회사)로 부터 돈을 받고 직원들에게 의료 이용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 및 웰니스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기본적으로 미국 의료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생긴 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Patient Advocate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가격 정보 제공입니다. 고용주가 ‘굳이’ 돈을 내가며 Patient Advocate을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Patient Advocate은 수집한 헬스케어 가격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의료의 질은 유지하면서) 저렴한 곳에서 진료를 받도록 유도하게 됩니다.

이때 Patient Advocate은 여러 고용주로부터 직원들의 보험 청구 데이터를 넘겨받게 됩니다. 이걸 잘 분석해서 앞으로 의료비 아껴줄게 뭐 이런 계약인 셈입니다. 많은 고용주를 고객으로 확보해서 많은 청구 데이터를 모으면 모을수록 가격 정보가 정확해지고 그만큼 Patient Advocate의 힘이 강해지게 됩니다. 남의 데이터로 장사하는 봉이 김선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personalization 등 기술이 필요하긴 할 것입니다.)

의료비를 아끼려는 고용주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직원의 입장은 어떨까요? 어차피 고용주가 의료비를 부담한다면 굳이 가격이 싼 곳에 가서 진료를 받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Patient Advocate가 늘어난 배경 중 하나는 High Deductible Health Plan(HDHP) 가입자가 많아졌다는 사실입니다. HDHP는 본인 부담금(Deductible)이 높은 보험으로 누적 의료비가 Deductible을 넘길 때까지는 전부 환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의료비가 Deductible을 넘어서면 고용주가 상당 액수를 (환자가 부담하는 Copay 이외의 액수) 부담하기 때문에 고용주 입장에서는 직원을 잘 구슬러서 좀 더 싼 곳에서 진료를 받게 만들 인센티브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Patient Advocate들은 싼 곳에서 진료받을 때 현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500을 준다는 언급이 나옵니다. 웰니스 프로그램 등과 같은 engagement program을 운영해서 평소에 환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대표 회사 (1): Castlight

결국 의료비 절감이 핵심이며 그런 점에서 Second opinion 전문 회사들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업계의 대표적인 회사가 상장사인 Castlight입니다. 이 회사의 연차 보고서를 보면 수집하는 주요 데이터를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습니다.

  • 보험 청구 데이터: 30개 이상 보험과 30개 이상 의료 공급자(PBM, Employee assistance program 등 포함)
  • Employer eligibility file vendors 100 군데 이상 (잘은 모르겠지만 직원들 보험 가입 자격 심사 파일?)
  • Health Savings account 100군데 이상
  • 100군데 이상 각종 프로그램 (third-party digital health point solutions, activity trackrs 등)

한때 각광 받았던 회사인데 2019년 말부터 주가가 죽을 쑤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언급되는 이유는 주요 고객사 (예: Walmart)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최대의 의료 보험사인 United Healthcare Group에서 Rally라는 비슷한 서비스를 무료로 풀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면 Castlight는 기본적으로 고객사 직원의 의료 보험 청구 데이터에 publicly available한 데이터를 합한 것이 핵심 자산인데 그 규모가 United Health Group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입니다. 아울러 부잣집인 United 입장에서는 Rally를 제공해서 보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굳이 이런 사소한(!) 서비스에 돈 안받아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대표 회사 (2): Progyny

Patient Advocate의 또 다른 사례가 작년에 상장한 Progyny입니다. 이 회사는 임신, 출산 지원에 특화된 회사입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난자 냉동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야기가 뉴스에 나온 적이 있는데 이를 비롯해서 임신, 출산, 난임과 관련된 서비스를 중간에서 주선해주는 회사입니다. (참고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젊었을 때 굳이 아이 낳지 않고 열심히 일해도 회사에서 나중에 아이 잘 낳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것을 보여주기위함이는 설이 있습니다.)

난임 클리닉들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제 때 배란 유도제를 맞도록 해주는 복약 관리 서비스, 심리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합니다. 여전히 핵심은 Price transparency를 통한 가성비 향상으로 보이는데 난임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만 좋다면 가격에 대한 저항이 적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Progyny의 2019년 기준 87개 고객사가 있는데 일부 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큽니다. 구글이 16%, 아마존이 15% 마이크로소프트가 10%를 차지한다고 하니 이 세개 회사에 전체 매출의 40%를 의존하는 셈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테크부터 운송업, 제조업, 부동산 업 등까지 25개 업종에 걸쳐 고객사가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천조국 최고 직장들 위주로 제공되고 있는 셈입니다. 즉, 확장성에 대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Progyny은 Castlight와 같은 일반적인 Patient Advocate와 차이가 있는데 infertility 서비스가 기존 의료 보험 혜택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Progyny는 회사 의료비를 줄여준다기 보다는 돈을 더 들여서 추가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고 보아야할 것입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좋은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쌔끈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데 이왕이면 비용효과적이고 직원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로 제공하고자 하는 것을 돕는 회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이터 비즈니스 이외의 측면에서 이 회사는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난임 관련 약물에 대한 ‘Pharmacy Benefit solution’을 제공합니다. PBM이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지만 자체적으로 PBM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의 PBM이 그렇듯이) Specialty pharmacy 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배란 유도제 등의 약물을 직접 도입해서 환자에게 제공하며 그 과정에서 리베이트 등 이익을 챙깁니다. 난임 서비스를 잘 제공한다면 환자가 감정적인 의존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비즈니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2019년 기준 회사 매출의 17%정도가 여기서 나오는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2018년 YoY 614% 성장)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Progyny의 연차 보고서를 보면 임신, 출산 분야 경쟁 회사들과 비교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중 소득세 처리와 관련된 부분이 나옵니다. Progyny는 pre-tax benefit인 반면 경쟁 회사들은 post-tax benefit이라고 합니다. Progyny 측에서는 자사 서비스가 보험과 긴밀하게 엮여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기는 지 궁금합니다. (Our ability to integrate our solution with our clients’ health insurance coverage allows our benefit to be offered to employees on a pre-tax basis)

경쟁사로 post-tax benefit을 제공한다고 언급되는 회사 중 하나인 Carrot Fertility는 이에 대해서 뭐라고 하나 궁금해서 찾아보니 대략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 미 국세청(IRS)에서는 고용주가 제공하는 의료보험으로 커버되는 의료비가 연방세금 과세에서 제외된다고 함
  • Fertility 비용에 대해서는 ‘to overcome an inability to have children’에 해당하는 경우만 해당된다고 하면서 다소 애매하게 제시하고 있음. 이때, 난자/정자 냉동 서비스 같은 것은 해당안됨
  • Carrot fertility는 모든 회사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세금과 관련한 one-size-fits-all approach 같은 것은 없으며 회사 상황에 따라 세금 문제를 풀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함

Carrot Fertility 쪽 얘기를 들어보면 Progyny만 특별한 혜택을 입기는 쉽지 않아보이는데 진실이 무엇일 지 궁금합니다.

Castlight가 여러 질환을 다루는 백화점이라면 Progyny는 카테고리 킬러(특정 분야 전문 유통점)인 셈입니다. Castlight의 2020년 12월 29일 현재 시가 총액이 $229Mil이고 Progyny는 $3.6Bil입니다. 즉, Price transparency에 더해서 감정적으로 힘든 환자들이 의존할 수 있을만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프리미엄을 인정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Castlight가 Optum의 Rally와 같은 서비스로 인해서 타격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데 사실 Optum은 Progyny의 경쟁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Optum Fertility Solutions 또한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아서 조심스럽지만 사용자 개인에 대한 섬세한 케어가 중요한 fertility solution의 특성상 특회 서비스인 Progyny가 대기업인 Optum 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암에 대한 Patient Advocacy로 유명한 회사로 Robin Care가 있습니다. 아직 상장하지는 않았는데 암 환자에게 second opinion 서비스, 상담 서비스, 의료비 검토 서비스 등을 제공합니다.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회사 내부 사정을 알기는 힘들지만 Progyny 모델을 염두에 둔다면 항암제에 대한 PBM (Specialty pharma 서비스 포함)을 통해서 꽤 돈을 벌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회사: Optum

처방 정보 및 가격 정보에 대한 내용을 마무리하면서 끝으로 이번 글에서 두번 등장한 Optum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보험회사의 데이터 분석업 진출 관련해서 ‘Optum을 보라 너네도 이렇게 되어야지 않겠어?’는 취지의 글이 가끔 보이는데 뭐하는 회사인지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미국 최대 의료보험 회사인 UnitedHealth Group은 보험 부문인 United Healthcare와 데이터, 서비스 부문인 Optum으로 구분됩니다. Optum이라는 회사의 정체를 설명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오만가지 일을 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대로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헬스케어에서 보험과 Suppliers(제약, 의료기기 호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일을 다 하는 회사’라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Optum은 OptumHealth, OptumInsight, OptumRx의 세부분으로 나뉩니다. 셋중 제일 중요한 것은 OptumRx입니다. 두어번의 포스팅을 통해서 다루었던 PBM입니다. 미국 시장 Top 3 PBM이며 2019년 기준 Opum 매출의 2/3정도를 차지합니다. 한국에서 PBM이라는 업종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보험회사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Optum의 1/3 이하인 셈입니다.

OptumHealth는 보험 가입자 질병/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웰니스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일차 진료 클리닉, Surgical center와 Surgical hospital와 같은 본격적인 의료 시설까지 직접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회사인 Optum Bank를 통해서 Health Savings Account를 제공합니다. OptumHealth 비즈니스의 큰 부분 역시 한국의 민간 보험사와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OptumInsight는 한국 보험 전문가분들이 동경하는 바로 그 데이터 비즈니스 본부쯤 됩니다. 지금까지 다룬 가격, 처방정보는 물론 다음에 다룰 환자 진료 데이터까지 오만가지 데이터를 다 수집합니다. 미국 최대 보험회사가 뒷배로 있으니 당연히 그 데이터를 호로록 갖다 쓸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남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을 것입니다.

앞서 다룬 Castlight가 2014년 상장 다시 제출한 S-1에는 Castlight가 아직 미국 최대 보험회사인 UnitedHealth Group과 데이터 공유 계약을 맺지 못했으며 한 보험사와 데이터 계약을 맺으면서 UnitedHealth Group과는 2015녀 1월 1일까지 협업할 수 없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 이슈라고 스스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Castlight states the challenges of mining the industry for data, having agreed with one health insurer to not work with UnitedHealth Group until January 1, 2015 in exchange for data access) 그만큼 UnitedHealth의 힘이 막강하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Castlight는 아직까지 UnitedHealth Group과 계약을 맺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UnitedHealthcare를 통해서 진료비, 의료 이용 데이터를 OptumRx를 통해서 약값 데이터를 OptumHealth를 통해서 의료기관 진료 데이터, 웰니스 프로그램 데이터까지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헬스케어 데이터 비즈니스 업계의 강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번 글에서 다룰 정밀의료와 관련해서는 아직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미국에 대한 글을 장황하게 쓴 이유는 미국의 Patient Advocate이 기본적으로 1) 고용주가 2) 진료비 절감을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졌다는 맥락을 설명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점을 무시하고 ‘와 미국에서 Progyny가 좋은 밸류로 상장했으니 한국판 Progyny를 만들어서 대박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곤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고용주의 지불 의향이 낮은 상황에서 B2C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인데 소비자는 아직 돈낼 준비가 안되어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 보험 급여 진료비는 국가에서 결정하고 있고 미국과는 달리 진찰받은 의사가 있는 곳에서 대부분의 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가격 비교 툴의 효용이 떨어집니다. (예를들어 서울대병원 교수님 진료를 받고 나서 비급여 MRI 처방이 났는데 가격을 비교해보고 개원가 영상의학과에서 MRI를 찍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한국 상황에 맞는 그림을 그려낼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Zocdoc 모델을 가져온 똑딱이 한국에서 잘 되기 힘들다고 봤는데 미국과 다른 맥락에서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바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번 글에서는 헬스케어 데이터 비즈니스의 꽃이라고 다들 말하는 정밀 의료 영역에서 여러 회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지 다뤄보려고 합니다.

2 thoughts on “데이터 비즈니스 (1): 처방 및 가격 정보

  1. 똑닥이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아직은” 아니고요.
    서비스가 잘 보급되는 만큼 “사업”에서의 성공 사례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매번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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