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를 둘러싼 합종연횡

작년 하반기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에서 다양한 합종연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몇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서 정리하고 향후 어떤 그림으로 진행될 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작년 하반기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 합종연횡 관련 넘버1뉴스는 당연히 Teladoc과 Livongo의 합병일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우선 원격진료 회사의 특성부터 살펴보겠습니다. (Teladoc 분석 글, AmWell 분석 글 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원격진료는 진료 내용에 따라 크게 Virtual Urgent care, Behavioral health, 만성 질환 관리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Virtual Urgent care는 감기나 간단한 알레르기와 같은 1회성 질환 진료를 의미하며 Behavioral health는 우울증에서부터 금연 등 다양한 정신 건강 진료를 의미합니다.

원격진료 회사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축은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 입니다.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 형은 플랫폼이 힘을 가지며 일반적으로 의사-환자간 장기간 관계를 가지고 진료하기 보다는 1회성 진료를 제공하는 모델에 가깝습니다. 이에 비해 인프라 제공형은 병원이 기존 환자를 진료하는데 외부 인프라를 사용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병원이 힘을 가지며 의사-환자간 관계에 바탕을 둔 진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이 둘간의 경계가 다소 애매해진 측면은 있습니다. AmWell의 경우 인프라 제공형을 주업으로 하면서 부수적으로 플랫폼 형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이를 이런 관점에서 볼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 나온 분석이지만 Mobihehealthnews에 실린 이 기사를 보면 원격진료를 보험 주도 모델과 의료 공급자 주도 모델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플랫폼형과 서비스 제공형은 고용주나 보험이 원해서 원격진료 회사에 서비스를 맡기는 것이고 인프라 제공형은 병원이 원해서 원격진료 회사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Teladoc의 경우 원래 시작은 플랫폼 형이었는데 InTouch를 인수하면서 인프라 제공 기능을 갖추었고 Livongo와 합병하면서 만성 질환-서비스 제공 모델도 갖추었습니다. 물론 Teladoc이 물리적으로 이들을 다 갖추었다고는 해도 각 부분을 화학적으로 유합시켜서 시너지를 내기에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Virtual Urgent care에 속하는 프리랜서 의사들은 Teladoc의 지배를 받지 않기 때문에 Teladoc의 희망대로 만성 질환 관리로 환자를 의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보다는 InTouch를 통해 Teladoc의 인프라를 사용하는 의사들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Livongo 사용을 권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Livongo는 B2C가 아니고 보험사, 고용주를 통한 B2B 모델이기 때문에 결국 보험사, 고용주를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가 원한다고 해도 마음대로 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런 교차 판매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원격진료와 관련된 논의에서 중요한 것은 standalone 원격진료가 얼마나 수익성이 나올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우선 제가 앞 포스팅 말미에 다룬 내용을 가지고 와보겠습니다.

기술 회사의 수익성에는 Scalability가 중요합니다. Scalability를 크게 기술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와 기술이 해결해주는 이외의 부분을 담당할 인력의 인건비의 함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데이터 분석 등 기술 적용 가능성이 높고 인건비가 비교적 낮은 만성질환은 Scalability가 높고 반대로 아직은 기술 적용 가능성이 낮고 인건비가 높은 Virtual Urgent Care는 Scalability가 낮습니다.

한가지 더 고려해야할 것은 의료 공급자의 수익성입니다.

출처: 딜로이트 보고서 ‘Return on capital performance in life sciences and health care

위 표는 헬스케어의 주요 섹터 별 수익성을 나타냅니다. 일반적으로 수익성하면 떠올리는 영업 이익은 아니고 자본 수익률(Return on Capital)입니다. 헬스케어 산업에서 의료 공급자인 병원의 수익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건 병원들이 경쟁적으로 비싼 장비를 도입하면서 생긴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비싼 장비를 도입한 만큼 비싼 질병을 다룬다는 점을 감안해야할 것입니다. 즉, 현재의 원격진료 회사들이 대상으로 하는 1차 진료는 투자는 적지만 다루는 질병들도 크게 돈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미국 의료계에서 1차 진료 의사가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가 이들이 가장 돈을 못벌기 때문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즉, 원격진료 여부를 떠나서 이들이 제공하는 진료 자체가 원래 수익성이 높지 않으며 게다가 scalability도 낮기 때문에 Standalone 원격진료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이 택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은? 돈을 더 잘 버는 주위 업종으로 진출하거나 이들과 협력하는 것입니다. 위의 표를 보면 의료 공급자가 가장 자본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다른 업종 어디로 진출해도 지금 보다는 나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최대 원격진료 회사 중 하나인 Pingan Good doctor도 주요 수익원은 원격진료가 아니라 건강 식품 판매입니다.

원격진료 회사 입장은 그렇다 치고 주위 업종 입장에서는 굳이 수익성이 나쁜 원격진료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까요? 원격진료 회사가 환자를 쥐고 있거나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 가능합니다. 원격진료를 받는 환자가 집에서 사용할 의료 기기를 만드는 회사나 진료 후 처방전을 가지고 갈 약국 입장에서 원격진료 회사는 고객 유입 창구로 삼을 수 있습니다.

원격진료 업종은 아니지만 약국 체인을 운영하는 CVS가 Minute clinic을, 약국을 포함한 소매 체인을 운영하는 Walmart가 Walmart care clinic 및 Walmart Health를 운영하는 목적도 1차 진료 자체의 수익성 보다는 이런 시너지 효과가 중요할 것입니다.

이런 점을 기본으로 깔고 여러 합종연횡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Teladoc와 Livongo의 합병: 원격진료내 mega player의 탄생

Teladoc의 Livongo 합병의 전략적 목적은 대략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다른 stakeholder(보험, 고용주, 병원 등)와 경쟁하기 위한 사이즈 확보
  • 교차 판매: 두 회사 모두 고용주, 보험이 주된 고객으로 한가지 상품만 이용하는 고객에게 추가 판매 기회 확보
  • 합병을 주도한 Teladoc 입장에서는 디지털 진단(Remote Patient Monitoring: RPM), 약품 배송 등 돈되는 영역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Livongo가 필요.

Consolidation을 통해 같은 업종 내 경쟁자는 물론 다른 업종 player에 대한 협상력을 강화하는 것은 헬스케어 산업의 큰 흐름이었습니다. 의료 보험이 그랬고 주요 병원들이 그래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major stakeholder인 의료 보험과 병원에 대한 협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사이즈를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Teladoc 입장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원격진료 회사보다는 만성질환 관리를 하는 Livongo가 더 매력적일 것입니다. 위에 기술한 이유로 Virtual urgent care자체의 scalability가 애매해서 규모의 경제가 잘 안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 정확한 시장 데이터는 없지만 Teladoc의 market share가 크기 때문에 다른 원격진료 업체의 인수는 반독점에 걸릴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서 다룬 것처럼 Teladoc과 Livongo간에 화학적 시너지가 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분간 추가 인수 합병 보다는 시너지를 내는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단, 인프라 제공형 원격진료 회사에 대한 추가 인수 가능성은 열려 있을 것 같습니다. 이쪽이 Livongo와의 시너지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인프라 제공형에 속하는 회사 가운데 AmWell은 이미 사이즈가 너무 커서 힘들 것이고 사이즈가 작은 SnapMD나 Zipnosis는 인수 시 시너지가 날 수 있어 보입니다. 물론 여전히 반독점 이슈가 걸립니다.

이외에 원격진료 업계 2위로 작년에 상장한 AmWell은 원격진료 관리 회사인 Omada와 인수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계속 있습니다. Teladoc-Livongo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모델로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2. Cigna의 MDLive 인수: 보험사는 가입자 서비스에 필요한 필수 요소 확보

2021년 2월 말 미국 의료 보험 업계 4위인 Cigna가 원격진료 업계 3위 정도 되는 MDLive를 인수하기로 합니다. 이 소식을 듣고 이해가 잘 안갔습니다. 앞서 다룬 바와 같이 Standalone 원격진료는 수익성이 낮습니다. 게다가 수익이 날만한 다른 영역과의 연계도 답이 잘 안나옵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굳이 인수하기 보다는 Teladoc, AmWell, MDLive와 같은 외부 벤더를 잘 활용하는게 유리할 것 같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목적/용도를 1. 의료비 절감, 2. 의료 접근성 향상, 3. 의료의 질 향상 세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모든 헬스케어 서비스, 제품이 이를 지향합니다. 이를 Virtual urgent care와 만성 질환 관리에 적용해서 비교하자면 Virtual urgent care는 의료 접근성 향상에 가깝고 만성 질환 관리는 의료비 절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둘을 칼 같이 나누는 것은 힘듭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더더욱 보험회사는 만성 질환 관리에 관심을 가지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즉, MDLive보다는 만성 질환 관리 회사인 Omada, Welldoc, Lark를 인수하는게 더 적절해 보입니다.

물론 모든 인수 합병이 합리적인 이유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합병한다고 가정한다면 Cigna가 원격진료를 제공할 역량이 부족하며 이를 외부벤더 만으로 채우기 힘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의료 보험 1위 회사인 United Health는 같은 그룹의 Optum을 통해서 자체 역량을 갖추었을 것 같고 2위인 Anthem의 경우 AmWell의 전신인 Livehealth online 때부터 이 회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으며 3위인 Aetna는 내부적으로 상당한 디지털 역량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Teladoc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4위인 Cigna와 5위인 Humana도 주요 벤더의 원격진료 서비스에 보험 적용을 해주고는 있지만 최소한 Cigna는 이를 보험 가입자들과 엮어낼 역량은 부족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상위 사업자 대비 투자가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MDLive의 경우 Behavioral health가 약해 보입니다. (검색 상으로 정신과 영역은 정신과 전문의 상담만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Behavioral health는 상담사를 포함합니다.) 그렇다면 Cigna가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이미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Talkspce를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도 있을 법 한데 일단 Talkspace는 SPAC 합병을 통한 상장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사실 MDLive도 2021년 초에 상장할 계획이 있던 차에 인수된 것이라 여전히 가능성은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렇게 되면 5위인 Humana가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자세하 내막은 알 수 없으나 4위가 원격진료 회사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5위인 Humana가 원격진료 제공을 위한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원격진료 업계 4위이자 이미 Humana와 파트너쉽을 맺은 Doctor on Demand가 인수 대상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3. United Healthcare Group의 Vivify health 인수: RPM 플랫폼에 대한 관심

한편 부동의 업계 1위인 United Healthcare Group(UHG)은 2019년 10월 Remote Patient Monitoring(RPM) 플랫폼 회사인 Vivify health를 인수했습니다. UHG의 한 부분인 Optum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RPM 플랫폼은 쉽게 말하자면 웨어러블 부터 각종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종합해서 보험회사, 병원 등 수요처와 연결해주는 것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입장에서는 개별 보험 회사, 병원의 프로토콜에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플랫폼이 가치가 있습니다.

업계 회사들이 비상장사라서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보통 Validic이 업계 수위 회사라고 보고 있습니다. Validic과 Vivify health 이외에 Overlap, Xealth, Redox, Human API가 특정 분야에 구애받지 않는 범용 RPM 플랫폼입니다. 이외에 특정 영역에 집중하는 vertical 플랫폼으로 Glooko(당뇨병), Somnoware(수면, COPD), Cardiac RMS(순환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가 직접 사용하는 디바이스는 아니지만 병원 내에서 사용하는 디바이스로부터 수집되는 생체 신호 정보를 모아주는 플랫폼 회사로 Capsule technologies가 있는데 2021년 1월 필립스에서 인수했습니다.

보험사나 병원, 원격진료 회사 입장에서는 개별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 보다는 이렇게 데이터를 쉽게 가져올 수 있는 플랫폼에 매력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 하나하나의 회사가 작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 연속 혈당 측정기와 같이 회사가 크더라도 여러 player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많은 디바이스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파생되는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보험회사 뿐 아니라 의료기기 회사들도 RPM 플랫폼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필립스가 범용 플랫폼인 Xealth에 투자했고, Allianz Life Ventures가 역시 범용 플랫폼인 Human API에 투자했습니다. 인슐린 펌프를 만드는 Insulet과 인슐린 펌프 및 연속 혈당 측정기를 만드는 메드트로닉이 당뇨병 플랫폼인 Glooko에 투자했습니다.

이외에 수면, COPD 의료기기 전문 회사인 ResMed는 엄밀한 의미에서 RPM 플랫폼은 아니지만 ResMed의 주력 제품인 (수면 장애 치료용) 양압기 사용과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 처리를 도와주는 회사들을 여럿 인수했습니다. 의사가 쓴 양압기 처방전을 관리해주는 회사부터 수면 클리닉의 환자 관리를 돕는 회사까지 다양합니다.

업계 1위인 United Health가 RPM 플랫폼 회사를 인수하고 업계 4위인 Cigna가 원격진료 회사를 인수한 상황입니다. 2위 Anthem과 3위 Aetna는 원격진료 제공을 위한 역량은 이미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 추후 RPM 플랫폼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을 점쳐 봅니다.

이외에 Philips의 Capsule technologies 인수 이후에 의료 기기 회사들도 특정 vertical RPM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예를들어 양압기가 강한 필립스의 경우 수면 RPM 플랫폼인 Somnoware에 관심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드트로닉과 같이 심장 모니터링에 강한 회사의 경우 이미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굳이 Cardiac RMS와 같은 순환기 RPM 플랫폼 인수에는 별 관심이 없을 것 같습니다.

4. Tech 회사들의 관심사

미국 Tech 회사 가운데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에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회사가 아마존, 구글, 애플입니다. 구글, 애플은 이것저것 잡다한 디바이스나 앱을 만드는데 솔직히 큰 그림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여기서는 아마존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아마존이 진출한 첫번째 영역은 온라인 약국입니다. 2019년 5월에 필팩을 인수했고 이를 바탕으로 2020년 11월에 Amazon Pharmacy를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예전에 분석한 바 있습니다.

아마존이 소매업계의 강자인 점을 감안하면 헬스케어 가운데 처음으로 진출하는 영역이 약국이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예상과는 달리 아마존이 기존 판을 뒤집어 엎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약국 업계 최상위 포식자라고 할 수 있는 PBM을 끼고 있습니다. 즉, 아마존이 막강한 구매력과 현금 동원력을 이용해서 독자적으로 파격적인 할인을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아마존 입장에서 이 정도 스탠스를 취한 것은 다른 소매 분야에 비해서 약국의 수익성이 높다는 점이 와닿았을 것이고 아마존 프라임 고객에게 특별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임으로써 (실제로는 약품 할인 서비스인 GoodRx 프로그램을 갖다 썼기 때문에 아마존이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게 아닙니다.) 프라임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적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아마존은 Amazon Care라는 이름으로 1차 진료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현재 일반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아니고 아마존 직원들에게만 제공합니다. Amazon Care는 Care Medical이라는 의료기관과 계약을 맺고 아마존 직원들에게 오프라인, 온라인 진료를 제공합니다. 이후 17개 주에 추가로 진출했다는 기사가 나왔고 이후 (4개를 더해서) 총 21개 주에 추가로 진출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여러 기사들이 추정하는 바와 같이 Amazon Care가 아마존이 원격진료에 진출하기 위한 신호탄이라고 한다면 이는 그 자체의 수익성을 위해서는 아닐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약국 체인을 운영하는 CVS가 Minute clinic을, 약국을 포함한 소매 체인을 운영하는 Walmart가 Walmart care clinic 및 Walmart Health를 운영하는 것과 유사하게 약국 및 소매업으로 고객 유입을 노리는 것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한편 아마존은 Amazon Halo라는 스마트 밴드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활동량, 수면, 체성분, 목소리 톤을 측정해주며 가격은 $99 (구독 서비스 6개월 포함)입니다. 하드웨어에 더해서 월 $3.99에 헬스, 웰니스 관련 구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구독서비스에는 고급 데이터 분석과 함께 외부 파트너 회사들이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가 포함됩니다. 아무래도 외부 파트너 사가 핵심일 것으로 보이는데 대표적인 파트너가 체중 감량 서비스 회사로 상장한 Weight Watchers입니다. 이외에 명상 앱으로 유명한 Headspace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아마존은 스마트 스피커에 비접촉식 레이더 기술을 사용해서 수면과 호흡 패턴을 추적하는 기능을 넣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아마존의 모습을 보면 최소한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것처럼 헬스케어를 혁신적으로 뒤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쏠쏠하게 이익을 챙기는 방식이 될 것 같습니다. 약국에 진출하는 양상을 봐도 헬스케어의 문법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진입하고 나서 충분히 자리를 잡고 나면 전략을 바꿀 가능성도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가 필요할 것이며 현실적으로 쉽지도 않아 보입니다. 소비자 직접 지불이 아닌 의료 보험을 통한 제3자 지불 방식이 가지는 한계를 깨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5. MedTech 회사들의 움직임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과 Fit이 잘 맞는 또 하나의 Healthcare stakeholder가 Medtech 회사들입니다. 2019년 이후 주요 MedTech 회사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서 인수, 투자한 사례를 찾아보니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아주 열심히 찾은 건 아니기 때문에 빠진 것 있을 것 같습니다.)

ResMed, Medtronic, Stryker, Boston Scientific, Abott는 각각 건수가 많지는 않지만 모두 해당 회사의 핵심 사업과 연계 가능성이 높은 회사를 중심으로 인수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Philips의 경우 좀 애매한 회사들 (커뮤니케이션 도구, 원격 진료, 메신저)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다른 회사들은 의료기기 회사로서의 포지셔닝에 충실한 반면 필립스는 헬스케어 전반을 노리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런 행보를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 나온 사례 중에는 없어보이지만 인수 합병 가운데 시너지가 애매해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진단 기기와 치료 기기 사이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인수, 합병 사례는 아니지만 총판 계약을 맺은 Medtronic과 Viz.ai간의 관계를 놓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Viz.ai는 예전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었는데 시술,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뇌졸중 환자를 골든 타임 넘기기 전에 진단해내는 것을 도와주는 인공지능입니다. Viz.ai가 널리 퍼지면 시술 가능한 뇌졸중 환자가 들어날 것이고 그 결과 시술, 수술 도구를 만드는 Medtronic이 수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Medtronic이 세계 최대의 의료기기 회사이기 때문에 Viz.ai의 보급으로 인한 최대의 수혜자는 Medtronic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만 과연 인수할 정도의 매력이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Viz.ai로 진단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Medtronic 도구로 수술받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위의 표에 나오는 Digital Surgery나 Medicrea의 경우 Medtronic 수술 장비에 특화된 시스템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고객을 lock-in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진단 기기와 치료 기기가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는 분야에서 이 두 분야간의 시너지는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6. DTx 플랫폼의 등장?

디지털 헬스케어의 주요 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가운데 아직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은 것이 DTx 플랫폼입니다. 의사들이 손쉽게 처방하고 이를 온라인 약국으로 전달해서 소비자에 DTx를 전달하며 소비자의 사용 데이터를 다시 의사에게 전달해주는 플랫폼입니다.

이 가운데 의사 처방~온라인 약국까지는 DTx 회사들의 주도로 별도의 사이트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DTx에 대한 예전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가져와 보겠습니다. DTx 업계의 선두주자인 Pear therapeutics는 불면 치료제 Somryst에 대해서 이런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Upscript라는 원격진료 회사 및 Truepill이라는 온라인 약국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원격 진료 의사가 처방전을 발급하면 Truepill에서 환자에게 연락이 가며 환자가 결제하고 나면 문자를 통해서 access code가 주어지는 방식입니다.


아직은 판매 초기 단계라 DTx에 익숙하지 않은 의사들이 처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환자가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점점 많은 환자들이 사용하게 되면 환자가 DTx를 사용한 데이터를 의사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때 다양하 DTx 하나하나를 일일이 병원에서 사용하는 EMR에 연동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RPM 플랫폼과 비슷한 역할을 해주는 플랫폼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RPM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범용 플랫폼과 vertical 플랫폼 모두 생겨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새로 나온 스타트업이 이 플랫폼을 개척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RPM 플랫폼, 특히 업력이 쌓여서 새로운 영역 진출에 부담이 없는 플랫폼들이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Validic 같은 회사가 진출하기에 좋은 영역으로 보입니다. 이외에 United Health Group 산하 Optum의 수많은 헬스케어 IT 자회사 중에도 여기에 관심을 가지는 회사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보험 회사 및 DTx formulary(처방 목록)을 만든 주요 PBM들 역시 관심을 보일 것 같은데 이들은 직접 진출 보다는 한동안 지켜보다가 뜨는 놈을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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