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출신 의사들, 잔치는 끝났다.

서울대병원

최근에 의과대학 후배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들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의료계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것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서울의대 출신들에게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의과대학에 입학하던 90년대 말 이후 꾸준히 들었던 것이

‘이미 의사는 한물 갔으며 좋은 시절 다 끝났으나 지금이라도 다른 길 찾아보라는’  얘기였습니다.

그렇지만 2000년대 초부터 최근 1~2년전 까지 상황은 서울의대 졸업생들에게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대형병원들이 지속적으로 규모 확장을 했기 때문에 이들이 갈 자리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서울대병원 암센터 건립, 보라매병원 신축, 분당서울대병원 개원 및 확장, 삼성서울병원 확장 (별관 및 암센터), 아산병원 확장 등

서울대 출신을 선호하는 메이저 병원들은 물론이고 많은 병원들이 확장을 하면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발령을 받았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그 이름도 생소한 비정규직 자리 (촉탁의, 진료교수 등)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문제는 올해 세브란스 병원 암센터 개원을 끝으로 어지간한 대형병원들의 확장은 끝났다는 것입니다

곧 착공 들어갈 삼성병원 외래 센터 정도를 제외하고는 상당 기간 대형병원 확장 계획은 없고

또, 경기 상황을 볼 때 당분간 기존 병원들의 환자 수가 크게 늘 가능성도 높지 않아 보입니다.

최근 펠로우를 마친 사람들은 갈 곳이 없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내과처럼 로컬 혹은 개원가로 진출하는 생태계가 발달하지 않은 과의 수련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마 산부인과처럼 서울의대 출신 의사들이 대형 산부인과 병원을 개원한 과는 그나마 사정이 낫겠지만

그런 시스템이 없는 과 수련을 받은 친구들에게는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황당한 사태가 벌어질 것입니다

후배들 얘기를 들으니 이런 상황에서도 어떤 교수님들은 ‘(꼭 서울의대가 아니라도) 교수가 최고이고,

수련받으면서 잘 버티고 있으면 어렵지 않게 교수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신다고 합니다

아마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분은 많지않겠지만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적어고 기존 시스템 안에 있는 분들에게

이런 상황이 잘 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서울의대를 다니고 있거나 마치고 수련받고 있는 의사 선생님들, 이제 잔치는 끝났습니다.

3 thoughts on “서울의대 출신 의사들, 잔치는 끝났다.

    1. 재밌게 잘 읽은 사람도 있습니다. 바쁘신데 시간내서 써주시는 글에 훼방 놓지 말고, 본인이 아는 얘기라 생각하면 그냥 갈 길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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